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전자를 보는 눈이 매서워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잠정실적을 발표할 때 3분기 반등을 자신하다 31일 실적발표에서 ‘3분기도 어렵다’고 하자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1일 일제히 삼성전자 3분기 실적전망치를 영업이익 7조3천억 원대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내렸다. 일부는 영업이익 6조 원대의 전망도 내놓았다.
◆ 3주 만에 3분기 “어렵다” 급선회, 주가 15조 원 증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할 때만 해도 ‘일시적’이라며 3분기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31일 실적발표 때 “3분기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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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불과 3주 만에 3분기 실적에 대해 다른 전망을 내놓는 데 대해 증권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불과 3주 만에 전망을 이렇게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며 “그만큼 현재 IT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들에게 애매한 답변만 내놓았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이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나”라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전략모델에 집중하고 중저가제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괄적 대책만 제시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후 이틀 만에 주가가 7.4%나 빠지면서 시가총액이 15조 원이 증발했다.
◆ 차가워진 증권가, 일제히 기대치 낮춰
증권사들은 1일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7조3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분기를 밑돌거나 약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일부는 3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매출 59조 원에 영업이익 10조16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놓고 보면 3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대폭 추락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 하락이 지속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5천300억 원에서 7조300억 원으로 낮췄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중저가 휴대전화 판매를 확대하며 판매수량은 증가하겠지만 평균판매단가(ASP)는 하락할 전망"이라며 " 3분기에도 모바일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55조 원으로 전 분기보다 4%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2% 증가한 7조3천억 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4조500억 원과 7조3500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각각 3%, 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HMC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8.7% 낮은 6조9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또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0조9천억 원에서 29조8천억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대신증권도 기존 전망치보다 3.2% 적은 30조430억 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