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03-14 16: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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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그룹과 한진그룹의 유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GS그룹과 한진그룹의 유대가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GS리테일이 한진칼 주주로 가세하며 조 회장의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두 그룹은 오너일가 사이의 친분이 두터운 곳으로 다양한 사업상의 협력은 물론 지분 거래가 빈번한 사이다.
14일 GS리테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9월19일 300억 원을 들여 한진칼 지분 1%(70만1001주)를 취득했다.
GS리테일의 취득단가는 1주당 약 4만2800원으로 14일 주가가 7만9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 측면에서는 성공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 지난해 하반기 대한항공->GS리테일->한진칼의 지분 관계가 구축되면서 조원태 회장의 우호세력이 늘어났다.
GS리테일이 지분을 취득한 지 약 2달 뒤 대한한공과 GS리테일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300억 원을 들여 GS리테일의 자사주를 취득해 지분율을 기존 1.19%에서 2.36%로 늘렸다.
대한항공과 GS리테일은 협업을 통해 GS리테일의 유통 역량과 대한항공의 글로벌 인프라 등을 결합해 신개념 유통-마케팅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겉으로는 사업상의 협력을 내세웠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지분 거래로 GS그룹이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합류한 모양새다.
한진칼의 경우 조원태 회장의 개인 지분이 5.78%, 특수관계인까지 합쳐도 18.74%에 그쳐 우호세력의 존재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반면 GS리테일은 지주사 GS의 지분이 57.9%로 대한항공이 우호세력으로 가세하는 게 지배구조에 큰 의미는 없다.
조 회장은 2020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우호세력들을 통해 현재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현재 조 회장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곳은 △델타항공 14.9% △KDB산업은행 10.58% △LX판토스 3.83% 등이다.
현재까지는 조 회장의 지배구조가 공고하지만 변수는 있다. 한진칼의 대주주 명단에 웅크리고 있는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2대주주에 올랐다. 한때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보유지분 일부를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인 팬오션에 처분했지만 얼마 뒤 손해를 감수하고 되사들이는 등 지분 17.44%로 조 회장 측의 턱밑 선을 유지하고 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허창수 GS 명예회장(오른쪽)이 2017년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행사 목적으로 미국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을 방문한 모습. <전국경제인연합회>
GS그룹과 한진그룹은 오너일가 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GS홈쇼핑(현 GS리테일)이 출범하면서 한진을 전담 배송사로 둔 것이 그 연원이다.
허태수 GS 회장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친분이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지며 허창수 GS 명예회장은 조양호 회장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할 정도로 개인적 교류가 있다.
GS리테일은 2020년 조양호 전 회장이 유산으로 남긴 한진 보유 지분(6.87%)을 취득함으로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한진은 GS홈쇼핑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GS칼텍스와 바이오항공유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GS리테일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조 회장의 편을 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우호주주 간 지분거래를 통한 상호주 보유 사례로는 2022년 KT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KT는 2022년 1월 신한금융지주회사 지분 2.1%를 4375억 원에 취득했다. 취득 목적은 ‘신한금융과의 플랫폼 신사업 창출과 미래금융DX 사업협력 추진’이었다.
반대편에선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신한은행이 NTT도코모가 보유한 KT 지분 5.48%를 4375억 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KT는 우호지분 5.48%를 확보하였다. 이후 KT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자사주를 교환해 우호지분 10.87%를 추가로 확보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자신의 연임을 반대하는 국민연금공단에 맞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 명분 삼아 자사주 맞교환을 추진했다는 말이 많았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