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억 시대③] 코빗리서치센터장 정석문 "하반기 변수는 코인베이스 소송과 미국 대선"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2024-03-14 14: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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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의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신고가 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이뤄지는 계절적 상승장이라는 분석과 함께 1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맞물리면서 과거와 다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가상화폐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산으로서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사진)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코인베이스의 소송 결과 및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를 올해 가상화폐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 이벤트로 꼽았다. <코빗>
[비즈니스포스트]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 코인베이스 소송 결과와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가상화폐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한 이벤트로 무엇이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4월 비트코인 반감기와 5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가 현재 시점 가상화폐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이벤트들이라면 코인베이스 소송과 미국 대선은 하반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들이라 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와 UBS,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증권 등에서 일하다 2018년 코빗에 합류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유일하게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코빗에서 시의성 있는 가상화폐 투자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 현물 ETF 출시 이후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입에 힘입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투자자 자금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2004년 출시된 금 ETF의 사례를 참고할 때 비트코인 현물 ETF가 향후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더욱 광범위하게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담겼다.
정 센터장은 3월 말 코빗을 떠나 싱가포르 퀀트트레이딩기업 프레스토의 리서치센터장으로 간다. 그곳에서도 가상자산업계 이슈를 다루는 영문 보고서를 발간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정 센터장을 11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 증권거래소(SEC)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사이 진행되고 있는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SEC는 2023년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를 등록 없이 증권거래소를 운영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SEC는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가상화폐가 ‘증권’이라며 관할권을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과거 미국 법원이 가상화폐 리플과 관련해 가상화폐를 증권 거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이번 코인베이스 소송에서도 SEC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코인베이스 소송이 정 센터장의 예상대로 합의로 끝나거나 법원이 가상화폐의 증권성을 부정하는 견해를 내놓는다면 가상화폐시장은 정책당국의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호재로 여길 가능성이 있다.
올해 11월5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당에서 대통령을 배출하는지도 가상화폐시장이 요동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 센터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가상화폐시장 규제를 찬성하는 민주당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의 대표적 가상화폐 반대론자인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SEC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 행정부의 가상화폐 정책 기조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민주당과 달리 가상화폐에 친화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CNBC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내놨다.
정 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도 비트코인이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비트코인 이외에 가상화폐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센터장은 “비트코인의 매력은 충분하지만 초보자라면 알트코인은 되도록 피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굳이 알트코인에 투자하고 싶다면 비트코인에 투자한 금액의 5% 정도만 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