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국내에서 추진하던 굵직한 인수합병(M&A)에서 모두 발을 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된 후 과감한 베팅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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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CJ그룹은 글로벌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만큼 인수합병도 해외기업 위주로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들은 해외에서 중점적으로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국내외에서 인수합병 매물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인수합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물류, 바이오, 극장사업 등 해외에서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성사된 CJ그룹의 인수합병도 물류, 바이오, 멀티플렉스에 집중됐으며 해외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CJ제일제당은 3월에 중국 기능성 아미노산 전문회사 ‘하이더’를, 8월에는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메타볼릭스의 자산을 인수했다.
CJCGV는 4월에 터키의 영화관 체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MARS)를 사들였고 CJ대한통운은 8월에 중국 물류회사 스피텍스, 9월에 말레이시아 물류회사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CJ그룹은 물류쪽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에 걸쳐 글로벌 물류망 구축에 도움이 될 대형 회사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해외매출 비중을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해외 인수합병에 중점을 두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 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세웠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최근 국내에서 추진했던 한국맥도날드와 동양매직 인수전에서는 발을 빼며 해외 인수합병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특히 CJ그룹이 한국맥도날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동양매직 인수에 전력투구 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수가격과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등을 꼼꼼히 검토한 결과 동양매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CJ가 잘하는 사업분야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데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국내 신사업 진출을 포기하고 실탄을 아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동양매직의 경우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수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자 인수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