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아 카카오 신임대표이사 내정자가 인공지능 사업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가 오는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사업 방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어발 경영'으로 지적돼온 카카오 그룹의 138개 계열사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그가 이번 주총에서 답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오는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총을 열고
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를 단독 대표로 공식 선임한다.
주주들이 정 내정자에 가장 궁금해하는 사안은 카카오 AI 사업 전략이다.
카카오는 아직 AI 사업의 핵심인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은 AI 학습을 위한 알고리즘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카카오는 2023년 초 자사 거대언어모델인 '코GPT 2.0'을 그 해 상반기 내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개발 일정이 지체되면서 공개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거대언어모델이 먼저 개발돼야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들이 준비하는 생성형 AI 서비스 사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모델의 개발 지연은 그룹 전체의 AI 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오픈AI, 구글, 메타, 네이버 등 지난해 국내외 경쟁사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동안 카카오 그룹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주주들로부터 AI 사업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가 코GPT 2.0을 정 대표 취임 직후인 오는 4월 공개할 것이 유력하다고 전하고 있다.
코GPT 2.0과 후속 서비스들이 정 대표 내정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는 첫 AI 사업이 될 가능성 높은 만큼, 정 내정자가 이번 주총에서 AI 사업의 큰 방향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카카오 인공지능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이 2021년 내놓은 초기 거대언어모델 코GPT 개념도. <카카오브레인> |
정 내정자에게 쏟아질 질문의 중 또 하나는 100개가 넘는 카카오 계열사 구조조정 방안이다.
카카오 그룹은 산하 계열사 수가 갈수록 늘어면서 통제가 되지 않는 일부 계열사들에서 잡음이 새어나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것이 법적 문제로 커져 그룹 전체로 확대되는 일도 발생했다.
100개 넘는 계열사들 자체로도 카카오 그룹 이미지에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를 상대로한 각종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그룹을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비핵심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회사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2022년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향후 계열사 수를 100개 이하로 줄이겠다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12월 4일 기준 카카오 소속 국내 회사 수는 138개에 이른다. 2022년 말보다 12개 더 늘었다.
정 내정자는 이미 카카오 투명경영 등을 위한 'CA협의체'를 개편, 공동의장에 올라 계열사를 더 꼼꼼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하고 있는데, 그가 이번 주총에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