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가 고조되자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70%에 이를 정도로 높은 편이다.
|
|
|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마케팅부문장을 비롯한 외국인 고객 유치 관련 담당자들로 구성된 ‘일본인 관광객 활성화 전담팀’을 꾸렸다.
이 전담팀이 주축이 되어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를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은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주력한 결과 국내 면세점 업계에 중국인 관광객 편중 현상이 심해진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일본 등 비중화권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 중국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면세점 성장을 주도했던 주역이다. 하지만 엔저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일본인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고 국내에서 씀씀이도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일본인 관광객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엔저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일본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이 일본인 관광객 활성화 전담팀까지 꾸리고 일본인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일본인 관광객 모시기에 나서며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사드 리스크가 본격화하면 면세점업계에서 제일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파악한다.
업계 관계자는 “성주군에 위치한 롯데 골프장인 스카이힐CC가 사드배치 부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그룹이 사드배치에 협조하는 모양새가 되면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지장이 생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드배치 발표에 따른 리스크는 국내 관광산업에 현실화되고 있다.
관광 성수기임에도 8월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7월보다 줄었다. 해외관광객들은 통상 한 달 전쯤 해외여행을 예약하기 때문에 8월 중국 관광객의 감소는 사드배치 발표에 따른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기는 했지만 일본인 관광객은 중국인 다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며 “한·일 롯데그룹과의 관계, 경제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사드배치로 불거진 리스크를 줄이는 데 일본인 관광객 유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