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02-21 16:17:43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헬스케어, 포스코DX, 엘앤에프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올해 초 코스닥시장을 연달아 이탈하면서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상위 10개 종목이 절반 가까이 교체된 가운데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급등한 엔켐과 신성델타테크가 시총 5위권 안에 새로 들어온 점이 눈에 띈다.
▲ 올해 들어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이 바뀌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약 2개월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이 바뀌었다.
엔켐, 신성델타테크, 레인보우로보틱스, 리노공업 등 4개 종목이 시총 10위권 밖에서 10위 안으로 새로 진입했다.
이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과 합병, 포스코DX와 엘앤에프가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연달아 코스닥시장을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10위를 기록했던 JYP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엔터주 약세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 가운데 올해 주가가 빠르게 급등한 엔켐과 신성델타테크가 코스닥 시총 10위권 안에 안착한 점이 눈에 띈다. 엔켐(310.7%)과 신성델타테크(197.5%)는 이날 기준 올해 국내증시 상승률 각각 1, 4위를 차지한 종목이다.
엔켐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른 주가 상승흐름을 나타낸 종목이다. 지난해 말 7만9500원에 거래됐던 엔켐 주가는 이날 32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12월 말부터 3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주가가 연속 상승하면서 시총 10위대에 진입했다. 1월 말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뒤 2월 들어 추가로 급등해 시총 4위까지 올랐다. 이처럼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14일 한국거래소에 의해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 이날 기준 엔켐과 신성델타테크의 주가 추이.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상상인증권에서 엔켐에 대해 8만7천 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2022년 제시된 8만6천 원(SK증권), 9만6천 원(신한투자증권)도 웃돌았다.
엔켐은 전기차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가운데 하나인 전해액 국내 1위 업체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2차전지 기업에 소재를 납품하고 있다.
같은 2차전지 업종인데다 주가를 끌어올린 수급주체가 개인투자자라는 점에서 지난해 2차전지 투자열풍 중심에 섰던 에코프로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중국기업 생산 2차전지 핵심부품 사용이 올해부터 제한되는 가운데 전해액 생산기업인 엔켐의 수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수혜 가능성이 이미 지난해부터 부각됐던 재료인데다, 올해 테슬라를 비롯해 코스피, 코스닥 전기차 밸류체인 종목들이 일제히 조정을 겪는 날에도 엔켐 주가가 홀로 급등하는 등 IRA 모멘텀만으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주가 추이를 보이기도 했다.
엔켐은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한국거래소에 14일 “결산실적 외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신성델타테크도 코스닥 지난해 10위권 밖에서 이날 기준 8위로 급부상한 종목이다. 올해 들어 200% 가까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말 50위권에서 빠르게 순위가 뛰어올랐다.
신성델타테크는 생활가전, 2차전지 부품과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초전도체 테마’ 대장주로 더욱 익숙하다.
신성델타테크는 자회사 엘앤에스(L&S)벤처캐피탈을 통해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이 부각되면서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였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초전도체 LK-99를 만들었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초전도체 테마주들과 함께 지난해 7월말부터 주가가 급등한 신성델타테크는 올해 들어 3월 미국 물리학회(APS)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초전도체 관련 실험 기대감에 힘입어 재차 상승했다.
최근에는 신성델타테크가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직접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변동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이 테마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 판단을 조언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한때 코스닥 시총 5위까지 오를 정도로 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진 모습이다.
초전도체 테마주는 학계의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큰 관련이 없는 기업에 대해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나타냈던 종목이다. 이날만 해도 장중 24.5% 급등했던 신성델타테크는 장 막판 들어 하락 전환하면서 17.5% 급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