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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팔 때마다 '손해', 사업전략 전면 수정 시사에 SK온 영향받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2-07 11: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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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팔 때마다 '손해', 사업전략 전면 수정 시사에 SK온 영향받나
▲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 SK가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짓고 있는 배터리공장의 6일자 건설 현황. 좌측의 1공장은 일정대로 2025년부터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 블루오벌SK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완성차기업 포드가 2023년에 전기차 사업부에서 6조 원이 넘는 손실을 본 후 전기차 관련 투자 축소를 시사했다.

전기차를 한 대 팔 때마다 5천만 원이 넘는 손해를 입는다는 분석도 있어 포드로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현지에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데 포드의 전기차 사업전략이 수정되면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포드는 전기차 사업부가 2023년 한 해 동안 47억 달러(약 6조2300억 원)의 손실(EBITDA 기준)을 기록했다고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발표했다. 

특히 작년 4분기의 전기차 손실액은 당초 예상보다 2억 달러 더 많은 47억 달러(약 6조2214억 원)이었다. 

포드는 전기차 투자를 늘리기가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전기차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난 탓이다. 

블룸버그 산하 조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포드가 전기차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3만8천 달러(약 5034만 원) 손해를 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의 조엘 레빙턴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지속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팔수록 손해를 보는 수익구조는 포드도 인지하고 있다.

존 라울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수익성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생산 일정을 조절하고 차세대 전기차를 잠재적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10월 포드는 전기차 사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 속도를 늦추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포드가 2023년 10월26일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120억 달러(약 15조8913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은 연기됐다. 이 발표에는 2026년 말까지 연간 200만 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포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가 전기차 생산일정 추가 조정, 차세대 전기차 연기 계획을 추가로 거론한 것이다.

배터리 협력사인 SK온에는 사업 불확실성을 키우는 강력한 변수가 떠오른 셈이다. 

SK온은 2022년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공장을 짓고 있다.

이미 막대한 설비투자 비용이 나가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테네시주에 56억 달러(약 7조4150억 원), 켄터키주에 58억 달러(약 7조679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드는 작년에 전기차 투자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발표와 더불어 SK온과의 짓고 있던 켄터키주 2공장의 양산 시작 시점도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전기차 팔 때마다 '손해', 사업전략 전면 수정 시사에 SK온 영향받나
▲ 미시간주 디어본에 위치한 포드의 루즈(Rouge) 공장 내부. 한 노동자가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온으로서는 포드와 합작공장 1곳의 투자 시기가 지연된 데 이어 포드의 전기차 사업 전략까지 원점에서 재검토되며 향후 방향성을 예측하기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SK온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포드가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SK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번째”라며 “합작공장 가동 시기는 2025년부터라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체는 고객사인 완성차기업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해 공급 안정성을 보장받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포드에 전기차 수익성 개선이 최대 당면과제로 떠오른 만큼 중국 CATL(닝더스다이) 등이 생산하는 중저가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의존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체 가격에서 40% 가량이 배터리 몫이기 때문에 전기차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터리 단가를 낮추는 일이 불가피하다.

LFP 배터리는 SK온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하이니켈, 통칭 3원계(NCM)라 불리는 배터리보다 3분의 1 수준에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로이터의 1월11일자 보도에 따르면 SK온 또한 2026년부터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에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미국 현지에서 제조 비용이 높아 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과 관련해 미국 시장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로이터를 통해 말했다. 

당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LFP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도 있었다. 

블루오벌 SK에서 배터리 제조 단가를 낮출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인 포드로서는 SK온과 사업 확대를 고려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스티브 만 애널리스트는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연평균(CAGR) 65%씩 성장했지만 2024년에는 판매량 증가율이 9%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포드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 보니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규모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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