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면서 장기 국채금리의 하락도 유도하는 새로운 통화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을 늘리는 ‘양적완화’를 실시해 왔는데 앞으로 장기금리를 기준으로 두고 자금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방향성을 바꾸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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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
일본은행은 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존의 경기부양책을 유지하면서 ‘장단기 금리통제’로 일컬어지는 새 금융완화정책을 함께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장단기 금리통제는 일본의 대표적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는다. 이전에는 국채를 계속 사들여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을 연간 80조 엔 수준까지 늘리는 것이 주된 통화정책 목표였는데 금리조정으로 바뀐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장단기 금리통제를 새로운 통화정책의 중심에 두기로 했다”며 “이 정책은 경제나 물가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향후 통화정책의 지속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1월에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자 장기금리도 7월 기준으로 –0.3%까지 떨어지면서 채권에 투자하던 은행, 보험회사, 연기금 등이 타격을 받은 점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금융회사와 기관투자자 등이 손실을 보면서 시장에 풀린 돈도 예상보다 적어졌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를 사들이는 규모를 연간 80조 엔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민간은행에서 일본은행에 돈을 맡길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도 –0.1%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직전 연도와 비교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를 지속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판단될 때까지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구로다 총재는 “양적, 질적, 금리 부문에서 추가로 완화정책을 펼칠 여지가 있다”며 “필요할 경우 완화를 망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증시를 포함한 아시아증시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발표 이후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을 사실상 확대하기로 한 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0.28포인트(0.51%) 오른 2035.9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일본은행에서 통화정책을 발표한 뒤 상승폭을 넓히면서 5거래일 만에 203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882억 원, 개인투자자는 13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227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77포인트(0.56%) 오른 678.28로 거래를 끝냈다. 기관투자자가 3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가 유지됐다.
코스닥에서 기관투자자는 46억 원, 개인투자자는 9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6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15.47포인트(1.91%) 오른 16807.6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87포인트(0.09%) 오른 3025.87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