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4-02-01 10: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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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송도랜드마크시티는 바다와 호수, 인천대교 등의 경관이 확보됐고 국제업무지구, 스카이라인 등 매력적 정주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사진은 송도랜드마크시티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한 A지구 경관상세계획 조감도. <송도랜드마크시티(SLC)>
[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이 뚝심있게 밀어붙인 송도랜드마크시티(SLC) 사업이 지난해 연간 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송도랜드마크시티는 인천 송동 6·8구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택사업이다. 현대건설 자회사 송도랜드마크시티가 6곳(A8·11·13·14·15·16)의 블록을 받았고 현재 4차까지 분양을 끝냈다.
현대건설은 올해 분양을 마무리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4월 송도랜드마크시티 5차(722세대)를 분양한 뒤 이후 6차(456세대) 분양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송도랜드마크시티는 현대건설이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인천 송도 6·8공구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2100억 원을 올렸다. 현대건설이 2023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7854억 원을 거뒀는데 송도랜드마크시티가 26.7%를 차지한 셈이다.
송도랜드마크시티는 2022년 영업이익 1253억 원을 냈는데 이익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2년 영업이익도 2021년 604억 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송도라는 단지 이름으로 송도 6·8구역에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송도랜드마크시티사업에 그린 스마트기술을 입혔다. 2015년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제로에너지 빌딩 시범사업에 선정돼 2019년 6월 준공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1차에는 국내 최초의 고층형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으로 지어졌다.
에너지소요량을 최소화하고 스마트홈 기술로 건축물의 지능화 및 고도화를 추구했다. 또한 조경 등공용부와 세대 내부에 활용할 전기를 모으는 태양광발전 모듈러,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 기술을 적용했다.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송도를 모두 준공하면 5천 세대 규모의 대단지가 구축된다.
힐스테이트 송도 1차(A11, 886세대)는 2015년 10월, 2차(A13, 889세대) 2016년 10월, 3차(A14, 1100세대) 2020년 6월 분양, 4차(A16, 1319세대) 2022년 2월 차례로 분양을 마쳤다. 이 중 1차는 2019년 6월, 2차는 2020년 1월, 3차는 2023년 10월 입주가 이뤄졌다.
사업장 분양 이후 건설사 실적에 3~4년 동안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분양물량 이익 반영이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5·6차 분양 물량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익 기여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실적발표회에서 송도랜드마크시티를 놓고 “5·6차 착공 및 분양 시점에 언제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2024년에는 2023년보다 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이 송도랜드마크시티 사업으로 수익을 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애초 송도랜드마크시티는 미국 포트만홀딩스가 2006년 100%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였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송도 개발계획이 지연되면서 자금마련을 위한 증자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참여해 지분을 각각 50.3%, 43.9%까지 늘렸다. 현대건설의 증자 투입액은 모두 340억 원이었다.
이후 삼성물산은 2018년 보유하고 있던 송도랜드마크시티 지분 전량을 현대건설에 542억 원가량에 넘겼다. 이는 2016년 합의 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인천타워 개발계획이 2015년 2월 발주처인 인천시 등이 개발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됐다.
인천타워는 2008년 정부가 추진하던 사업으로 2013년 준공을 목표로 지상 151층, 613m 쌍둥이 빌딩을 짓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사업이 취소됐다.
현대건설은 당시 삼성물산이 지닌 송도랜드마크시티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매입이다”고 설명했다.
2019년 12월 포트만홀딩스가 남아있던 지분 5.1%까지 현대건설에 모두 넘기면서 현대건설은 송도랜드마크시티 지분 99.28%를 확보하게 됐다.
애초 송도랜드마크시티 사업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2015년 1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개발협약, 사업계획 조정 합의 및 사업추진 변경·개발이익 분배 세부 합의에 따라 내부수익률(IRR) 12%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초과액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 현대건설이 2019년 6월 준공한 힐스테이트 송도레이크 1차 단지 조경 모습. <현대건설>
내부수익률이란 현재 투자한 지출의 가치가 미래 현금수입금액과 동일하게 되는 수익률을 말한다. 즉 어떤 투자대상에 관한 기대 가능한 연평균 수익률을 말한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부동산시장 활황에 따라 토지공급가격에 관한 특혜시비가 일어났다. 공유지인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기업에 한해 토지를 임대하거나 매각할 수 있는데 포트만이 지분을 줄여 현대건설에 혜택이 돌아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후 국정감사, 시의회 특위조사, 검찰조사 등의 수차례 조사가 진행됐고 결국 무혐의로 종결돼 특혜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개발이익 정산과 관련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현대건설이 토지공급가격(3.3㎡당 300만 원)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타워 건립을 위해 쓴 각종 비용 860억 원가량의 기투자비를 고려해 토지가격을 책정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송도랜드마크시티는 기투자비는 토지가격과 무관하다고 대립했다.
결국 2019년 송도랜드마크시티가 기투자비를 조건 없이 포기하면서 합의가 이뤄져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송도의 뛰어난 기존 인프라 및 호수 주변에 새롭게 조성되는 환경을 주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우수한 입지의 단지로 조성하겠다”며 “힐스테이트 시티를 조성하겠다는 열정으로 사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