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채권 거래를 할 수 없어 이자율 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개인별 투자 성향에 따라 매력도가 달라질 수 있다.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내 사상 처음으로 총 1조 원 규모의 개인투자용 국채가 발행된다.
2023년 말 기준으로 국채 보유 비중은 국내기관 78.1%, 외국인 20.4%이다. 국채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1%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기재부는 판매대행기관을 선정된 뒤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대행 업무 시스템 구축하는 절차를 거쳐 늦어도 오는 6월 안으로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채구입을 원하는 개인투자자는 판매대행기관에 방문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전용계좌를 개설한 후 청약할 수 있다. 매월 발표되는 월간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계획을 통해 해당 월의 발행액·금리·청약일정 등을 확인하면 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 물’과 ‘20년 물’로 발행되며 최소 10만원부터 연간 1억 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만기까지 국채를 보유할 경우 표면금리(채권에 적힌 금리)와 가산금리에 연 복리를 적용한 이자를 만기일에 일괄 지급한다.
기재부는 국채의 표면금리가 3.5%일 경우 이번 개인투자용 국채 10년 물의 만기 수익률은 41%, 20년 물의 만기 수익률은 99%로 추산했다. 세전기준으로 연 평균 수익률은 10년 물이 4.1%, 20년 물은 4.9%다.
▲ 개인투자용 국채 10년물과 20년물의 보유기간별 수익률. <기획재정부>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를 통해 얻는 이자소득에는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져 일반 국채보다 이자소득 세율에 혜택이 더 크다.
기존 일반 국채는 금융소득 2천만 원 초과분을 종합소득에 합산해 세율이 6~45%까지 다르게 적용된다. 이와 달리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액 2억 원 한도 내에서 이자소득 분리과세 14%를 적용한다.
중도 환매도 가능하고 중도 환매하더라도 표면금리의 단리 이자는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표면금리가 5%인 개인투자용 국채 10년 물을 100만 원 매입해 1년 보유 후 중도에 팔면 원금 100만 원과 이자 5만 원을 받게 된다. 다만 상속이나 유증, 강제집행 외에는 개인 간 소유권을 이전할 수 없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이같은 장점이 있지만 적극적 채권거래를 통해 자본차익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시각도 나온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일반 장기물 국채와 달리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 매입 전용으로 발행되는 대신 기재부가 정해놓은 금리로만 다시 팔 수 있으며 개인 간 채권 거래도 할 수 없다.
일반 국채는 시장 금리 변화에 따라 채권 가격이 변해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개인투자용 국채는 이러한 차익을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자본차익을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 매력이 다소 반감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10~20년 장기투자로 자산을 형성하려는 사람에게는 개인투자용 국채가 매력적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적극적 채권거래를 통해 시세 차익을 추구하려는 성향의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투자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기재부도 2023년 9월 보도자료에서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를 통한 자산형성의 예시로 40~59세까지 매월 20년 물 국채에 투자한 뒤 60세~79세까지 매월 약 1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표면금리 외에 가산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안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를 해야 하고 자본차익이 없는 개인투자용 국채의 성공 여부는 결국 지급 이자율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와 그에 따른 국고채 금리 하락 전망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산금리 수준을 높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안 연구원은 “가령 시중 은행의 정기 적금 또는 예금 금리 수준과 비교해 개인투자용 국채 수익률이 높을 수 있도록 가산금리 수준을 조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