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2일,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열린 유럽 유대인협회 콘퍼런스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CEO 뒤쪽으로 "다시는 그러지 마라"라고 쓰인 표어가 보인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평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언했던 ‘챗GPT의 순간’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완전자율주행, Full Self Driving) 베타 v12.1.2’ 버전을 일부 사용자에 21일부터 배포하기 시작했다.
업데이트를 받은 차량이 모두 몇 대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초기 배포에 참여하는 사용자에게 엄격한 기밀 유지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동의한 차량부터 우선 적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
포천은
일반 사용자 배포 시기를 이르면 2월로 전망했다.
테슬라는 이번 업데이트 내용을 두고 “30만 줄 이상의 코드를 제거했으며 수백만 개의 영상으로 훈련한 신경망으로 코드를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측의 설명은 자율주행 기술이 엔지니어가 코딩한 내용에 따라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에 의해 구동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미국 CNBC와 2023년 5월17일 나눈 인터뷰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높게 평가한 적이 있다.
그는 테슬라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이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테슬라가 ‘챗GPT의 순간’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늦어도 내년까지는 300만 대의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챗GPT의 순간은 챗GPT-3.5가 처음 공개된 2022년 11월을 일컫는다.
공개와 동시에 인공지능 기술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했던 챗GPT 선례에 빗대 테슬라도 자율주행 기술을 순식간에 선점할 것으로 머스크 CEO는 내다봤던 셈이다.
그러나 포천은 머스크 CEO가 표현을 과장해 자율주행 기술을 홍보했으며 기술 수준은 아직 완전자율주행이라 이름붙이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FSD 업데이트를 미리 받은 오마르 콰지는 자신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많은 측면에서 큰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 대중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고 하기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콰지를 포함해 초기 배포 사용자들은 비밀유지 서약을 의식해서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8년 전인 2016년에도 테슬라 차량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건드리지 않고도 미국을 횡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완전자율주행을 공언한 시기는 계속 미뤄졌다. 2018년 코드 콘퍼런스에서 또 2019년 ARK인베스트와 진행한 팟캐스트 대담에서 각각 ‘내년에’ 그리고 ‘올해’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2024년 현재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6단계의 분류 기준 가운데 2~3단계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천은 머스크 CEO가 이번에도 자율주행 기술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