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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회서 나온 '홍콩 ELS' 피해자 목소리, "은행이 서민에 사기 친 것"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1-23 16: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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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회서 나온 '홍콩 ELS' 피해자 목소리, "은행이 서민에 사기 친 것"
▲ 국회 의원회관에서 1월23일 열린 금융소비자 보호 토론회에 참석한 홍콩 H 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들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제1금융권인 은행이라는 안전성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서민들에게 사기를 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최근 대규모 손실이 예견되면서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홍콩 H 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피해 현황과 금융기관의 책임소재,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피해자들은 각자의 사례를 소개하며 ELS 판매 과정에서 있었던 은행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번 홍콩 H 지수 주가연계 상품 판매를 놓고 은행들의 행태에 금융소비자보호법을 포함한 현행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많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취약한 한국금융의 과제와 대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ELS 판매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100여명 넘게 참석하며 장소를 더욱 넓은 곳으로 옮기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피해자들 일부가 전문가들의 토론에 앞서 피해 사례를 설명했다. 피해 사례에서 나타난 공통적 문제점은 은행의 고위험 상품인 ELS를 안정적이라 소개했다는 것이었다. 또 상품을 가입할 때 소비자가 체크해야 될 사항을 담당직원이 다 체크해 놓는 등의 행태도 여러 피해사례에서 지적됐다.

신한은행에서 ELS 상품으로 손실을 입었다는 한 피해자는 “제 명의로 ELS상품을 대리 가입한 아버지는 가입 당시 94세로 치매증세도 있었다”며 “오랫동안 은행에서 안정적인 상품만 가입하셨던 아버지는 자식보다 더 믿었던 은행원이 시키는 대로 서류와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상담 녹취록을 들어보니 저조차 알아들을 수 없는 빠른 속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생 하나의 은행을 고집하던 노인에게 칼을 꽂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 시작 전 자신을 60대라 밝힌 다른 피해자도 “은행에서 ELS 상품을 소개하며 절대 손실이 안 난다고 했다”면서 “(손실 리스크가) 무서워서 안 한다고 했지만 은행이 안전함을 강조했다”고 토로했다.

농협에서 거래했다는 또다른 피해자도 “25년간 주거래은행인 농협에서 VIP대우를 받았는데 좋다는 말에 ELS상품을 가입하게 됐다”며 “담당직원은 절대 원금손실이 없고 6개월 만에 투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상품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은 없었고 만기가 다가오는 2023년 11월 상품설명서를 문자로 처음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고등학생을 ELS 상품에 가입시킨 사례도 소개됐다. 또 보험을 해지한 뒤 ELS 상품 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해 은행 직원이 고객인 양 보험사에 직접 전화를 건 녹취록을 튼 피해자도 있었다.

피해사례들을 들은 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저는 이번 ELS와 관련해 ‘불완전 판매’가 아니라 ‘사기성 부정 판매’라는 표현을 쓴다”고 말하자 이에 공감한 피해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은행들의 홍콩 H 지수 편입 ELS 판매는 금융소비자법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사업자가 일반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할 때 △적합성 확인 △적정성 확인 △설명의무 준수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 권유행위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은행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장] 국회서 나온 '홍콩 ELS' 피해자 목소리, "은행이 서민에 사기 친 것"
▲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토론회에서 손을 들어가며 피해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득의 대표는 “이 상품에 대해서는 홍콩 H 지수가 중국과 연동돼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하면 중국 경기가 불안해졌을 때 변동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걸 인식할 수 있었다”며 피해자들을 향해 “(그러나) 다들 홍콩 H 지수가 중국 50대 기업과 연동돼 있는 것도 모르셨잖아요”라고 말했고 피해자들은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복되는 대규모 ELS 투자손실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원금보장’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는 은행에서 고위험·고난도 금융상품인 ELS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은행을 이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예금 같은 안정성을 추구한다”며 “은행이 이런 분들한테 구조적으로 원금손실 확률이 10~30% 있는 상품들을 판다면 이번 사태처럼 안전성은 강조하고 위험성은 지나가듯이 판매하는 행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민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백주선 변호사는 수년 전에 금융기관들의 불완전 판매로 피해사례가 발생했는데도 또 다시 ELS 피해가 벌어진 점을 비판하며 제도개선을 강조했다.

백 변호사는 “금융상품의 부적절한 판매로 처음 일컬어진 것은 2008년 키코 사태고 그 때도 은행들이 고위험 상품을 굉장히 안전한 상품으로 소개하며 판매했다”며 “지금 ELS 피해자들과 동일한 패턴,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통탄할 일”이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백 변호사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도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굉장히 꺼린다”며 “대신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했는데 과징금을 부과해도 국고로 귀속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피해 직접구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면 은행이 불완전 판매로 향후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이런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 기구를 나눠 금융소비자보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백 변호사는 “2008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전후로 많은 나라들이 금융 감독기관을 구분해 영국, 일본, 미국 등은 금융소비자보호청 같은 기구를 따로 둔다”며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와 손실보상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기능이 작동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피해자들의 손을 놓지 않고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양 의원은 관련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양 의원은 “금융기관이 수익을 얻는 게 금융기관의 노하우, 혁신으로 창출하는게 아니라 결국 돈 넣고 돈 먹기 장사인데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고 비판하며 “노후자금은 물론 은행에서 대출받아 투자했던 분들까지 어떻게든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손을 놓지 않고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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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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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cowboy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소위 선진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부끄러운 민낯.. 정부가 은행 편인지 피해자들 편인지에 따라 대응책이 나올듯.. 그냥 나몰라라 할수도 있고.. 수십년전 한국을 떠난 해외방랑객 입장에서 한국이 여전히 눈뜨고 코 베이는 수준에서 못 벗어난 나라라는 현실에 씁쓸함을 느낀다..   (2024-01-25 03:49:00)
대한민국
이건 불완전판매를 넘어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입니다!!! 은행이라는 신뢰의 금융기관. 예금자들은 그걸 믿고, 은행은 그걸 이용해 많은 가입자들을 만들어내고 또, 그들을 피해자로 만들었습니다!!! 은행들은 반드시 책임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 년 후에 또다른 이름으로 또 사고를 칠 게 뻔합니다!!!   (2024-01-24 01:05:11)
국민 경기 불완전판매
은행발 홍콩 els는 불완전판매를 넘어서는 대국민 금융사기 입니다.
은행들의 전액배상과 더불어 사과를 요구합니다.
   (2024-01-24 00:37:53)

은행은 대국민 사기집단.손해 나니 드러난 은행의 사기행각. 수익률 승진 위해 초고위험상품을 위험성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안전하다 예금보다 이자 높다 하며 물불 안가리고 팔았네. 그러지 않음 17만명 가입시키지 못하지. 지금 이 사람들 은행들 돈 벌게해준 소중한 고객입니다. 재가입 갈라치기 하며 보상 안해주려 하지 말고 벌어들인 수십조원 수익금으로 전액 보상해라. 금감원은 이런 초고위험상품 은행에서 팔게하면 안됩니다. 금감원도 책임 지셔서 재가입 운   (2024-01-23 23:41:10)
햇살
토론회를 보면서 눈물이 납니다. 피해자들의 마음을 읽어주신 토론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은행이라는 안정성을 내세워 고객들에게 사기를 대놓고 친 사기판매입니다. 계약무효와 함께 원금보상 그리고 사기친 은행들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일벌백계 징벌해야 합니다   (2024-01-23 21:17:56)
향기
오늘 토론회현장에서 그래도 우리를 투자자가 아닌 피해자로보는 시선들이 있는게 있어 너무 뜻깁은 시간이었습니다 어쩌편 하나같이 피해사레가 메뉴얼같이 각은행마다 똑같을까요? 완전 처음부터 사기칠려고 작정한거 같습니다
양정숙의원님 오늘 저희피해자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달하였으니 외연하지 마시고 끝까지 피해자편에서 원금회복 받을수 있도록 꼭 힘써주시기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4-01-23 19:34:43)
kkson74
기사를 읽는데
그래도 세상은 약자편에서 힘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2024-01-23 18:28:23)
Khh
통장청리하러 갔다 은행원말을 들은 죄인가요?
3년된 지금에야 가입신청서가 있었다는것을 알았네요
가입신청서가 있다는데 왜 주지않았냐고하니 줬다고 하면서 주더라구요
비예금상품 설명확인서를 받아와서 읽어보니 설멍서를 '수령읗 거부하였음'또 '원금전액손실이 발생할수있다'에도체크가 되어있더라구요어느누가 이자4% 받자고 전액손실을 감수합니까
말도 않되는 문구에 다 체크가 되어 있더라구요
사인도 도용하서 채워넣고 이것이 사가가 아니면 무엇입니까
40년
   (2024-01-23 18:18:33)
울화통
세기의 금융사기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정부에서 허가된 금융 사기집단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고객을 감언이설로 회유하고 판매 규정도 어기고 남여노소를 가리지않고 마구잡이로 가입시켜놓고 이제와서 오리발 내미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정부나 금융당국에 아나무인식으로 방치하고있다. 이는 업무 태만이고 본인들의 이익에만 추종하는 인간들이 아닌가 싶다.ELS시뮬에이션도 가동해놓고 위험하다는 것을알면서도 금감원은 승인하고 관리소홀하여 묵인하여 이러한 대사기극이 발   (2024-01-23 18:02:33)
신한미
은해은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첫째 일것이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믿고 거래한 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사기성 다분한 상품을 안전하다고 송ㅕ 판매한 것은 완전무효이니 원금보상 하세요   (2024-01-23 17:37:17)
이인경
토론회에서 나온 말씀이 모두 피해자의 마음을 대변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은행에서 왜 자꾸 이런 사태가 일어 날까요.. 정말 안타깍습니다.. 이번에 확실안 대책이
나와서 은행에서 이런 상품을 다시는 권유 판매 하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랍니다.
   (2024-01-23 17:33:33)
remomind
양정숙 의원님, 김득의 대표님 정말 존경스럽고 응원합니다 ~
약자인 국민의 편에서 큰목소리 내주심에 감사합니다.
신뢰할수 없는 은행은 우리나라에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금감원, 금융위원회는 이서태를 제대로 보고 해결해 줘야 합니다!!
억울한 피해자들 원금 돌려줘야 합니다.
절대 은행에서 이런 쓰레길 팔면 안됩니다!!

   (2024-01-23 17:32:18)
K22
모든것아 찌여진 은행에 판데기에 우리가 놀아난겁니다. 이랗개 일어날 수 있는 원금손실난리에 우리만 고스란히 당히고 있는겁니다. 원금상환만이 죄를 인정하고 바로잡는길입니다   (2024-01-23 17:31:26)
책상
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된 판매를 하지않았습니다!! 불완전판매 정황이 많음에도 오리발 내미는 실정입니다. 조속히 사과하고 보상하세요   (2024-01-23 17:22:11)
JJ
투자성향 조작 당하고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불완전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분명 안전한 상품 원한다고 은행원에게 이야기 했고 절대 손실 안난다고, 중도해지 안된다고 판매한 상품입니다.
꼭 조사하여 억울한 피해자들의 원금을 보장해어야 한다.
   (2024-01-23 17:11:21)
농협ELS
제1금융권에서 허가 받고 사기를 쳤네요 ELS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은 은행원들이 자기 실적에 급급해서, 은행은 수수료 벌기에 급급해서 고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무조전 안전하다 손해난 적 없다는 말로 속여 상품의 위험성이니ㅏ 수수료나 해지 위약금이 아무 설명도 없이 투자성향분석은 조작해서 팔아제낀 불완전판매입니다 은행은 고객의 피해를 전액 배상하고 금감원은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발행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대책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2024-01-23 17: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