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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부회장, LG TV 정말 잘 팔아야 한다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2-07 12: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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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TV를 정말 ‘잘’ 팔아야 한다. 소치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TV 특수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야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의 굴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출혈경쟁’을 펼치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질까 하는 염려도 나온다.


◆ 무디스의 신용 강등, 낮은 영업이익률이 원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6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aa3로 강등했다. LG전자의 낮은 영업이익률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구본준 부회장, LG TV 정말 잘 팔아야 한다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LG그룹 경영진들도 느끼는 위기의식도 매우 강하다. 구본문 회장도 기회가 날 때마다 '위기 극복'을 외치고 있고,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올해는 위기를 뛰어 넘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실행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무디스는 다만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Baa3는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보다 겨우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경쟁사인 소니는 지난 1월 27일 Ba1으로 강등되는 굴욕을 겪었다.


무디스는 “모바일부문의 경쟁 심화, 전분야의 평균판매단가(ASP) 압박,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이 3~4%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지난 해 매출 58조1,404억원, 영업이익 1조2,846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애써 담담한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Baa2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강등은 불가피했다”며 “여전히 투자 적격 등급에 속하고 전망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경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디스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타격이 클 수 있다. 무디스에 이어 S&P와 피치도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3월 LG전자의 신용등급을 모두 BBB-로 평가했다.

◆ 올해 스포츠 특수를 노리는 LG 전자

LG전자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길은 실적 개선이다.
 
구본준 회장이 2010년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서 스마트폰 분야에 전력 투구를 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휴대폰(MC)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만 434억원의 손해를 냈다. 반면 TV(HE) 사업은 세계 TV 시장에서 15%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TV는 LG전자가 가장 신뢰하는 '캐시카우'다. LG전자의 힘은 전통적으로 TV와 백색가전 매출에 있었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에서 가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특히 TV를 담당하는 HE본부가 47%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스마트폰 판매도 늘려야 하지만, TV의 매출을 확대해 수익을 큰 폭으로 올리는 길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올해 TV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 말 하현회 사장을 승진과 함께 HE사업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도 TV 부문에서 매출 확대가 절실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본준 부회장, LG TV 정말 잘 팔아야 한다  
▲ 하현회 LG전자 HE부문 사장
하 사장은 구 부회장의 핵심참모다. 구 부회장이 LG필립스LCD 설립하고 주도할 때 가까이에서 보좌했고, 능력을 인정받아 구 부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구 부회장이 LG필립스LCD 대표로 있던 1999년부터 2006년까지 하 사장은 이곳에서 영업기획팀, 전략기획담당, 애플리케이션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TV 사업은 스마트폰보다는 사정이 괜찮았지만, 기대치에는 훨씬 못미쳤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TV 점유율은 2% 대에서 머물고 있다. 두 번째로 큰 북미 시장에서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1.8% 점유율로 삼성전자, 비지오에 이어 3위다.  또 과다한 마케팅비 지출로 흑자폭도 많이 줄었다.

특히 LG전자 TV 사업은 LCD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부품과 소재 공급사인 LG화학, LG이노텍 등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친다.

올해는 시기도 좋다.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연이어 열린다. 세계 TV 판매량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린 해에 큰 폭으로 올랐다. 2010년 TV 판매량은 벤쿠버 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2009년 대비 20%나 증가했다. 2012년에도 런던 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10% 매출 상승이 있었다.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동계올핌픽 특수를 겨냥해 ‘LG TV 체인지업 페스티벌’을 벌이고 있다. 올레드(OLED) TV와 UHD TV 등, 고급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캐시백’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최대 5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스포츠 특수 때는 고급 모델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판매 확대도 열심이다.


초기 실적은 좋은 편이다. LG전자는 올 1월 UHD TV의 국내 판매량이 지난달 대비 80% 이상 늘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파격적인 가격 마케팅에 힘입어 소비자 유인이 성공했다고 본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대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올림픽 후원사 탈락 만회 위한 출혈경쟁은 ‘독’


LG전자가 스포츠 특수를 노리고 대대적인 가격할인 정책을 펼친 것은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 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할인행사를 통해 후원사 탈락에 따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조처이다.


글로벌 경쟁사인 파나소닉은 올림픽 공식 TV 부문 후원사다. 세계 TV 시장 점유율이 6%에 그치지만 후원사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올림픽을 계기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파나소닉은 엔저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을 후원한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노트3 올림픽을 노트하다’라는 올림픽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두 경쟁사와 달리 LG전자는 후원 자격을 얻는 데 실패했다. 때문에 올림픽을 연상시키는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됐다. IOC는 1985년에 제품별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올림픽 문구를 쓸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번 동계올림픽 수익이 100억달러(약 10조 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있어 LG전자의 속이 더 쓰리다. 그러다 보니 LG전자가 대대적인 가격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케팅은 오히려 LG전자에 ‘독’이 될 수 있다. 자칫 경쟁사와 출혈경쟁으로 위기를 부를 수 있다. 과도한 마케팅은 수익률 악화를 가져온다. LG전자의 지난해 수익률이 악화된 것도 마케팅 비용이 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비해 기간이 짧고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한정돼 있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간도 한정적”이라고 말하며 “올림픽 하나로만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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