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0세대 모델 출시 뒤 8년 만에 E클래스 11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2016년 6월 국내에 출시된 기존 10세대 E클래스는 8년 연속으로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키며 최고 인기 수입차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에는 역대 수입차 단일 모델 최초로 2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 9~11월엔 3천 대 이상의 월간 판매실적을 올리며 석 달 연속으로 국산차인 제네시스 G80마저 제치고 국내 고급 준대형 세단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벤츠의 신형 E300 4매틱 AMG라인. <비즈니스포스트> |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브랜드별 연간 판매량에선 박빙의 판매 격차로 BMW에 밀리며 7년 연속 꿰찼던 국내 수입차 판매 왕좌를 내줬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올해 첫 신차인 E클래스 풀체인지가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브랜드 자존심 회복의 첨병이 될 수 있을지, 출시행사에 참가해 직접 살펴봤다.
◆ 고급감 강조한 '익스클루시브'와 미래적 감성 더한 'AMG라인', 한국 취향 적극 반영
벤츠코리아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코리안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11세대 완전변경 E클래스를 공식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형 E클래스 외관에는 수십년 동안 사랑받은 고전적 라인과 현대적 디자인의 조화로운 결합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신형 E클래스의 외관은 '익스클루시브'와 'AMG라인', '아방가르드' 등 3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된다.
이날 행사에는 가장 먼저 내놓은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와 E300 4매틱 AMG라인이 공개됐다.
▲ 신형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전면부. <비즈니스포스트>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 1분기 안에 E220 d 4매틱 익스클루시브 고객 인도를 시작한 뒤 E200 아방가르드,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 E350 e 4MATIC 익스클루시브,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매틱+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E클래스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이날 행사를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올리버 퇴네 메르세데스-벤츠 AG 제품 전략 및 운영 총괄 부사장은 "한국 고객의 관심과 취향을 진지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E클래스는 개발 초반부터 한국 고객들이 좋아하는 특징들이 무엇인지 질문해 반영했다"고 했다.
▲ 신형 E300 4매틱 AMG라인 전면부. <비즈니스포스트> |
이는 11세대 E클래스의 상품기획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애초 신형 E클래스를 개발을 시작할 때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한국에서 이 모델 인기가 높은 점을 고려해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에 3줄의 수평 디자인을 적용하고 보닛 위에 수직형 엠블럼을 달아 고급감을 강조했다.
AMG라인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벤츠 특유의 삼각별을 형상화한 별모양 패턴과 크롬 테두리를 적용했다. 또 그릴 중앙에 큼직한 엠블럼을 달아 입체적이고 미래적 느낌을 더했다.
신형 E클래스의 모든 모델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사이 구간에 고광택 블랙 패널을 넣었다.
▲ 신형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측면부. <비즈니스포스트> |
▲ 신형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후면부. <비즈니스포스트> |
새 E클래스는 옆에서 보면 고전적인 3박스 세단 형태를 띄고 있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앞바퀴 중심에서 차 앞단 사이 거리)과 긴 보닛의 조합이 안정적 실루엣을 구현했다.
후면부 리어램프는 삼각별 엠블럼 형태의 불이 들어와 미래적 느낌을 줬다. 다만 독특한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 보였다.
▲ 신형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 최첨단 기술로 채운 실내, '고질적 단점' 내비게이션 개선하고 실내공간 늘려
차 실내로 들어서면 MBUX(메르세데스-벤츠 유저 익스피리언스) 슈퍼스크린이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끈다.
기본으로 탑재되는 14.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햅틱 피드백 기술을 적용하고 운전자쪽으로 기울어지도록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MBUX 슈퍼스크린은 중앙 디스플레이와 동승자석 디스플레이가 이어진 형태를 갖췄다.
동승자는 주행중에도 TV와 영상 스트리밍 등을 시청할 수 있는데 동승자석 디스플레이는 동승자석 감지기능을 통해 동승자가 탑승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파악해 곁눈질을 하면 동승자석 디스플레이 화면을 어둡게 해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막는다.
▲ 신형 E300 4매틱 AMG라인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MBUX 슈퍼스크린 대시보드 상단에는 셀프 카메라가 탑재돼 차량이 정지 상태일 때 운전자는 온라인 화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새 E클래스에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내년에 선보일 전용 운영체제(MB.OS)의 선행 버전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더 지능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5G(세대) 커뮤니케이션 모듈을 탑재해 더 빠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전했다.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유튜브, 줌(Zoom), 앵그리버드, 틱톡 등 제3자 개발 앱도 이용할 수 있다.
▲ 신형 E300 4매틱 AMG라인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국내 출시 모델에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플로, 웨이브, 멜론 등의 국내 엔터테인먼트 앱들을 추가했다.
새 E클래스에는 사운드 시각화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가 브랜드 최초 탑재됐다. 이는 조명 스트립의 변화를 통해 사운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빠른 비트에는 조명이 급격하게 변하고, 흐르는 리듬에는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조명 분위기가 조성된다.
2열에 앉았을 때도 다리 공간에 불편함이 없었다.
신형 E클래스는 휠베이스가 기존 모델보다 20mm 더 길어져 실내 공간을 추가 확보했다. 뒷좌석 다리공간은 최대 17mm 늘었고 뒷좌석 너비도 25mm 증가해 상위모델인 S클래스 수준에 가까워졌다. 또 운전석 머리 위 공간도 5mm가 늘었다.
특히 신형 E클래스는 수입차의 고질적 단점으로 지적됐던 내비게이션 사용성도 더욱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점부터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티맵 모빌리티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벤츠에 최적화한 차량용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가 탑재된다.
새 E클래스의 가격은 트림별로 △E200 아방가르드 7390만 원 △E220 d 4매틱 익스클루시브 8290만 원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8990만 원 △E300 4매틱 AMG라인 9390만 원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 1억2300만 원이다.
▲ 신형 E300 4매틱 AMG라인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 세션에서 "지난해 달성한 결과에 사실 굉장히 만족한다"며 "작년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5천 대 이상 판매가 늘었고, 전기차는 80%, (최고급 모델인)마이바흐와 G클래스도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판매 대수보다는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취지아지만 E클래스의 세계 최대 시장인 한국에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대거 반영한 신차를 내놓는 행보에는 판매 확대라는 목적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디지털 비즈니스부문 총괄 부사장은 "더 뉴 E클래스는 역사상 가장 지능적이고 개인화한 차량"이라며 "한국시장의 유산(레거시)을 이어받아 새로운 역사 써내려가며 다시한번 사랑받는차로 우뚝설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