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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중국 의존도' 낮추기 서둘러,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BYD와 맞붙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1-17 15: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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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중국 의존도' 낮추기 서둘러,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BYD와 맞붙나
▲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가 2023년 11월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을 방문해 모델X 차량을 시승하고 있다. <세타 타위신 총리 공식 X 계정>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인도나 태국 등 남아시아 국가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신설할 것이라는 닛케이아시아의 전망이 나왔다.

남아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예상된다.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 BYD(비야디)의 아시아 시장 일부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6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는 테슬라가 인도 현지에 연간 50만 대의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기로 올해 안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테슬라가 인도와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공장 설립을 두고 인도 정부와 꾸준히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현지언론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의 2023년 12월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 구자라트주의 주 정부 대변인은 테슬라가 구자라트주를 공장 부지로 고려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꾸준히 의견을 나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6월 미국 뉴욕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난 뒤 “테슬라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인도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서남아에 속하는 인도 외에 동남아 지역인 태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향도 있다.

테슬라 임원진은 2023년 11월28일 태국을 직접 찾아 세타 타위신 총리를 만난 뒤 산업 부지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공장 부지로 거론된다. 

테슬라는 2019년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생산공장(기가팩토리)을 건설하고 중국을 비롯한 한국과 일본 등 주변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했다. 

2023년 한국의 전기차 수입국에서 중국이 2위를 차지한 이유도 ‘중국산 테슬라’ 수입이 급증해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중국에서 수입한 전기 승용차는 액수 기준으로 5억8985만 달러(약 7941억 원)로 독일 바로 다음이다. 

테슬라가 남아시아에 생산 설비를 새로 짓는다면 이 전략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다. 특히 테슬라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을 두고 경쟁하는 BYD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태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라이프 타일랜드에 따르면 BYD는 2023년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테슬라의 점유율인 11%보다 4배 가까이 높다. 

테슬라가 남아시아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면 현지시장 공략을 강화해 BYD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장 성장률도 매우 높다.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23년 2분기를 기준으로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수요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4%나 성장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 또한 정부 지원책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테슬라 '중국 의존도' 낮추기 서둘러,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BYD와 맞붙나
▲ BYD의 전기차 아토 3가 태국 방콕에 위치한 황금사원 인근에 주차돼 있다. < BYD >
테슬라의 남아시아 진출은 중국 업체를 추격하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 전기차 생산과 판매량 의존을 낮추는데도 기여할 공산이 크다. 

테슬라는 현재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전체 생산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연간 약 95만 대의 차량을 만들어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2년 매출액 기준으로 21.8%를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미국에 이어 2번째 규모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자국기업 지원 정책 그리고 중국 내부 전기차 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된다는 점은 사업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중국과 탈동조화(디커플링)를 했으면 하고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넣기도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해서 전기차 구매자에 최대 7500달러(약 1천만 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할 때 중국을 포함한 해외우려단체(FEOC)에서 제조한 부품을 사용하는 모델은 제외하는 것이 하나의 사례다.

닛케이아시아의 2023년 8월9일자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에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가운데 39%가 중국 기업이다. 그리고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의 일부 모델에 2024년 1월1일부터 세액공제 혜택이 축소됐다. 

닛케이아시아는 당시 보도에서 “중국 공급업체에 높은 의존도는 리스크를 수반한다”고 바라봤다. 

결국 테슬라는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해 중국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테슬라가 남아시아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면 인도네시아의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들을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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