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진 감독이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TV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이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로 미국 방송계 ‘아카데미’로 여겨지는 에미상에서 역사를 새로 썼다.
이 감독은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TV시리즈 부문 감독상에 이어 각본상까지 받았다.
에미상은 세세하게 나뉘는데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일반적 에미상을 의미한다. 프라임타임 에미상은 황금 시간대로 여겨지는 저녁 6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매년 9월 열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할리우드 파업 등으로 인해 시상식이 올해 1월로 연기됐다.
에미상에서 한국계 혹은 한국인 감독이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을 받은 것은 이 감독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감독상을 받은 이후 수상 소감으로 “처음 LA에 왔을 때 돈이 없어서 어렵게 살았다”며 “어떤 확신도 없었고 제가 에미상을 받게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으로 2008년 미국에서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의 각본으로 데뷔했다.
이후 미국 TV시리즈인 ‘아웃소스드’(2010)와 ‘실리콘 밸리’(2015), ‘데이브’(2021)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인 ‘투카 앤 버티’(2019)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사실 이 감독은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소니 리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투카 앤 버티 이후부터는 봉준호 감독의 영향으로 한국 이름인 이성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감독은 2023년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에서 “미국인들이 봉준호·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부를 때는 조금이라도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자신이 한국 이름을 다시 사용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 성난사람들에 출연한 스티븐 연(왼쪽)과 엘리웡. <넷플릭스 포스터> |
이날 에미상에서 성난사람들은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캐스팅상 등 총 8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은 이성진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영화 ‘미나리’의 배우 스티븐 연씨 등 한국계 배우가 다수 참여한 넷플릭스 드라마다.
10부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난폭 운전으로 얽히게 된 두 남녀의 복수극으로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삶이 입체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3년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뿐 아니라 성난 사람들은 7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3관왕에, 14일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4관왕에 올랐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