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2024-01-10 15:37:33
확대축소
공유하기
▲ 2024년 3월 14일 화요일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가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를 선보인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제약사가 드라마를 만든다.”
셀트리온의 이야기다. 뷰티패션 기업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까지 보폭을 넓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고 제품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10일 뷰티패션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 셀트리온, F&F 등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홈 케어 뷰티디바이스 ‘에이지알’로 유명세를 타 화장품 전문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패션 사업(널디)과 엔터테인먼트 사업(무인사진관 포토그레이)도 하고 있는 종합 기업이다.
에이피알의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뷰티 사업이 월등히 많다.
에이피알의 2023년 3분기 IR보고서를 보면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뷰티, 패션, 엔터 사업 비중은 각각 80%, 15%, 5% 정도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성장률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가장 높다. 뷰티, 패션, 엔터테인먼트 사업 각각의 성장률은 49.6%, -5.8%, 84.7%다.
에이피알은 2017년 처음 포토그레이 사업을 시작했다.
‘인생네컷’이라 불리며 자신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며 사업 시작 당시 인기를 모았었다.
에이피알 담당자는 사진관 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에이피알은 라이프스타일 관련 사업 전반을 다루고 있으며 포토그레이 사업도 이의 일부다”며 “우리는 뷰티테크 기업으로 뷰티쪽 사업을 집중하는 게 맞고 포토그레이 사업은 라이프스타일 사업의 일환으로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의 주력 사업은 화장품 사업이 맞지만 생활에 필요한 사업 전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며 ‘즐길 수 있는(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하나로 사진관 사업을 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에이피알은 홈 뷰티 디바이스로 유명하지만 사진관 사업도 하고 있다. <포토그레이 홈페이지 갈무리>
제약사 셀트리온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제약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까지 보폭을 넓혔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그리고 드라마 ‘배가본드’ ‘몬스터’ 등 유명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실적도 그리 좋지는 않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이후 10년이 다 돼가는데 눈에 띌 만한 뚜렷한 성과는 아직 없다.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겨우 흑자로 전환했고 여의치 않아 드라마 제작 건수도 2022년 3건에서 2023년 1건으로 줄였다.
패션기업 F&F도 지난해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어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을 방영하고 있으나, 성과는 저조하다.
2024년 1월 10일 기준 유니버스 티켓의 시청률은 약 1%에 불과하다.
방영 전 출연자 프로파일 영상만 240만 뷰를 찍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고 나니 막상 시청률은 저조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인터넷 시청자 평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유니버스 티켓’의 시청률이 저조한 현 상황과 관련해 F&F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률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며 해외 반응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및 다양한 플랫폼들의 콘텐츠 지수 등도 고려해야 된다”며 “유니버스 티켓은 이것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지속 상승세에 있으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망은 데뷔조의 활동 결과까지 이어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즉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 패션기업 F&F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을 제작 지원하고 있다. <유니버스티켓 홈페이지 갈무리>
뷰티패션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까지 다각화하는 이유는 이처럼 ‘주목’ 받기 쉽고 제품 ‘홍보’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유니버스 티켓의 경우 F&F 브랜드 의류를 입고 출연하는 소녀들을 통해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화제를 끌기에도 좋다.
영화, 드라마, 걸그룹 등을 내세워 대중들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피알 포토그레이의 경우 연예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아니지만 역시 인생 사진을 콘셉트로 대중들의 ‘흥미’를 모을 수 있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F&F 담당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니버스 티켓의 시청률이 저조하지만 남은 방송 촬영을 잘 이어갈 예정이고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걸그룹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는 제반사항과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마케팅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