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2월15일 남미 볼리비아 포토시주에 위치한 소금사막 '살라르 데 우유니'의 탄산리튬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트랙터를 운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신물질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물질이 상용화되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리튬 사용량을 최대 70%까지 줄일 잠재력이 있다.
10일 영국 BB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PNNL)는 ‘N2116’이라고 이름붙인 물질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N2116으로 제작한 배터리 시제품을 통해 전구에 불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의 전해질로 알려졌다.
해당 신물질을 발견하는 과정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중요하게 활용됐다.
연구진은 3200만 종의 후보물질 가운데 잠재적으로 리튬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18종을 인공지능 기술로 선별한 뒤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이슨 잰더 수석부사장은 BBC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250년이 걸릴 과학적 발견을 25년 안에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연구를 시작하고 배터리 시제품을 제작하기까지 과정은 9개월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은 전기차부터 스마트폰까지 전기로 구동하는 제품 대다수에 쓰이는 2차전지에 들어가는 핵심 원소다.
질량과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고속 충전 및 방전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쓰이지만 화학적 반응성이 커 화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2차전지 소재로 리튬 수요가 늘어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단점 가운데 하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해 2025년부터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 에너지부 연구를 통해 리튬보다 안전성이 높으면서 공급 부족 문제도 해소할 잠재력이 열린 셈이다.
BBC는 “과학자들은 신물질을 활용하면 배터리에 리튬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BBC는 해당 물질이 실험실에서 합성해낼 수 없는 물질로 판명날 수 있다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에드워드 브라이트만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 교수의 분석을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