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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중계에 1200억 배팅한 티빙, 최주희 대표 승부수인가 무리수인가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1-09 1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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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중계에 1200억 배팅한 티빙, 최주희 대표 승부수인가 무리수인가
▲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KBO리그 중계권에 1200억 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웨이브와의 합병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KBO리그(한국프로야구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약 1200억 원을 배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티빙 이용자를 늘려 합병 비율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취임 이후 구독료 인상, 광고 요금제 도입 등 수익성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가 어떤 점을 보고 프로야구 중계를 위한 과감한 배팅에 나섰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여겨진다.
 
프로야구 중계에 1200억 배팅한 티빙, 최주희 대표 승부수인가 무리수인가
▲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

티빙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협상이 완료되면 정확한 계약 규모가 발표되겠지만 티빙은 이번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약 1200억 원을 배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평균 400억 원 규모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연평균 100억 원 안팎을 더 써냈다.

입찰 규모를 놓고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티빙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티빙 영업손실은 2020년 61억 원,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으로 순손실 1177억 원을 기록했다. 티빙이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손실과 맞먹는 금액을 KBO리그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투자한 것이다.

최 대표가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내놨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에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 대표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 처음으로 구독료 인상과 광고요금제 도입에 나설 만큼 계산이 서면 과감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을 보여왔다.

티빙은 웨이브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 비율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최 대표가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점 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광고를 통해서도 매출을 올리지만 기본이 되는 것은 이용자 확보를 통한 구독료 매출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비율을 정할 때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구독자 확보 가능성 등을 따질 수 밖에 없단 얘기다.

네이버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KBO 리그 중계권을 운영하며 기록한 누적 시청자 수는 8억 명이다. 연평균 1억6천만 명이 네이버를 통해 프로야구를 시청한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OTT 월간활성이용자수는 티빙이 522만 명, 웨이브가 405만 명을 기록했다. 티빙이 웨이브보다 30% 정도 더 많은 월간활성이용자수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야구 중계권까지 따내면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티빙이 KBO리그 중계권을 통해 웨이브와 합병에서는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과제도 안고 있다. 최 대표로서는 유료 중계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감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중계에 1200억 배팅한 티빙, 최주희 대표 승부수인가 무리수인가
▲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프로야구를 티빙으로 보는 것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겁다. <티빙>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프로야구를 티빙으로 보는 것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겁다. 국내 최대 야구커뮤니티인 ‘엠엘비파크 한국야구게시판’에는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찬성글과 반대글이 쏟아졌다.

티빙 중계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유료 플랫폼을 통해 야구를 봐야 한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네이버를 통해 무료로 경기를 봤지만 이제는 티빙에 가입해야만 PC나 핸드폰으로 프로야구를 볼 수 있어서다.

흔히 얘기하는 ‘보편적 시청권’ 문제다.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에 대한 입찰 신청 전 만 해도 쿠팡플레이가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입찰 신청을 하지 않았다.

쿠팡플레이는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기 때문에 보편적 시청권 논란에 대한 부담을 느껴 입찰 참가를 접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티빙 중계에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티빙 중계를 찬성하는 쪽은 2차 창작물 활성화에 대한 부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네이버는 유튜브 등을 통해 2차 창작물을 업로드 하는 것을 제한해 왔다. 프로야구 구단들조차 경기 영상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고 팬들이 비상업적 목적으로 올리는 ‘움짤’도 제재 대상이었다.

하지만 티빙은 2차 창작물을 제한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협상 결과가 나오는 것을 봐야 알겠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티빙을 운영하는 CJENM이 2차 창작물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들었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은 보도자료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부가 콘텐츠를 통해 KBO 시청 저변 확대를 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티빙 중계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2차 창작물을 통해 신규 야구팬 유입이 늘어나고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 부분은 KBO도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유료 플랫폼을 통한 스포츠중계 논란은 해외축구, UFC 등이 유료 중계로 바뀔 때마다 있어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해외축구가 유료 중계로 바뀐 후 시청자가 크게 줄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히려 K리그는 쿠팡플레이 유료 중계로 바뀐 후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반론도 있다.

티빙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료 중계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팬들을 만족시키고 KBO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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