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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평일 의무휴업' 서울 상륙,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훈풍' 기대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12-19 15: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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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울시 서초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서초구가 처음으로 나서는 것인데 다른 구들도 뒤를 이어 의무휴업일 변경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대형마트 '평일 의무휴업' 서울 상륙,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훈풍' 기대
▲ 서울 서초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이 서울시 전체로 확산된다면 대형마트는 실적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유통업계에서는 서초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2012년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데 언제를 휴업일로 할지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정한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3항은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에서 영업 중인 대형마트들은 지금까지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내년부터 의무휴업일을 둘째, 넷째 수요일로 바꿀 계획을 세웠다.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의무휴업일을 공휴일 중에 지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놓은 이유는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취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하면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모순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무휴업일 도입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이 도입된 즈음은 온라인 시장이 성장을 시작하던 초기다”며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현재 유통의 중심은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를 쉬게 하면 소비자들이 장을 보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9년 한국유통학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쉬는 날 전통시장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5.81%에 불과했다. 온라인쇼핑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1.83%로 2배 이상 많았다.

올해 9월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 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따른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와 매출 변화’ 연구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휴무인 일요일 온라인 유통채널 매출은 대형마트가 영업한 일요일과 비교해 13.3%가 증가했다.
 
대형마트 '평일 의무휴업' 서울 상륙,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훈풍' 기대
▲ 서울시 서초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이 서울 전체로 확산된다면 대형마트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가 쉬는 날이면 유동 인구가 줄어들어 주변 상권이 침체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유통학회 조사에서 대형마트가 쉬는 날 휴식이나 여가활동을 즐긴다는 의견은 27.76%로 1위에 올랐다.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면 공휴일에 대형마트를 찾는 사람들로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띌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면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대형마트로서는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이 나쁠 이유가 없다.

의무휴업일 도입 취지 때문에 먼저 나서지 못했을 뿐 대형마트는 하루라도 더 공휴일 영업을 하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

이마트는 매월 매출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고 있다. 매출이 줄었을 때 이유로 드는 것이 ‘공휴일’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공휴일이 하루 더 있고 없고 차이가 대형마트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휴일 대형마트 매출은 평일과 비교해 1.5배 정도 더 많다. 대형마트로서는 공휴일에 영업하는 것이 중요하단 얘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휴일에 영업을 하는 것이 대형마트 매출을 위해서만은 아니다”며 “고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좋고,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업체, 대형마트 주변 상인들까지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는 데 나서는 기초자치단체는 서초구가 처음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서초구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고 소비자들 반응이 좋으면 나머지 24개 구에서도 결국 의무휴업일 변경에 나서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광역시(대구시)는 올해 2월, 충북 청주시는 올해 5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 바 있다. 대구시는 월요일, 청주시는 수요일로 의무휴업일을 바꿨다.

하지만 소상공인업계는 여전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및 대규모 점포 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는 입장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 본부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동네슈퍼와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들이 예전부터 얘기하고 있는 것은 우리와 먼저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다 하더라도 소상공인들과 대화를 통해서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게 우선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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