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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무노조 경영 시험대, 스웨덴 파업 '불씨' 미국으로 확산 방지에 총력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12-19 11: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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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무노조 경영 시험대, 스웨덴 파업 '불씨' 미국으로 확산 방지에 총력
▲ 스웨덴에서 시작된 테슬라 노동자 파업 사태가 미국 등 주요 국가 사업장의 노조 설립에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 <테슬라>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내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노조 설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노동자 파업 영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테슬라에 대표교섭 지위 확보를 중요한 목표로 여기고 있는 만큼 일론 머스크가 고집하던 ‘무노조 경영’ 원칙이 시험대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9일 “자동차 노조의 다음 ‘결전지’는 테슬라가 될 수 있다”며 “테슬라의 스웨덴 파업사태 대응은 전미자동차노조와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웨덴에서 일하는 테슬라 서비스센터 노동자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10월 말부터 장기 파업에 돌입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핀란드 등 주변 국가에도 파업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테슬라가 스웨덴 노조 측과 정식으로 단체 협약을 맺는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덴마크 연기금 펀드 등 투자자들이 노사갈등을 이유로 테슬라 지분 투자를 일부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여전히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증권사 웨드부시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런 상황을 언급하며 “테슬라가 만약 노조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결국 미국으로 번질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산업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가 테슬라에 정식 노조 설립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스웨덴 파업사태 대응 방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최근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기업과 노사협상에서 평균 임금을 대폭 높이고 노조의 영향력을 대폭 키우는 등 유리한 쪽으로 계약을 맺었다.

노조 측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아직 노조가 설립되지 않은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토요타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도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웨드부시는 “지금 환경에서 테슬라가 스웨덴 노조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과 협상을 이어갈지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노사 문제 대응에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만약 테슬라가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포기하고 스웨덴 금속노조와 정식 노사협상을 진행한다면 자연히 전미자동차노조의 공세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미자동차노조가 우선 상대적으로 미국에서 규모가 작은 자동차기업을 대상으로 노조 설립을 시도한 뒤 테슬라에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전했다.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에 전미자동차노조가 자리잡아야 테슬라 공장 근무자들도 노조 가입 필요성을 실감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테슬라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내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도 스웨덴 노조 측의 요구를 거절하며 강경 대응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슬라는 북유럽 지역의 대정부 로비 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고를 내는 등 노조에 맞서기 위한 채비를 꾸준히 갖춰내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테슬라 파업사태를 주도한 노조 측의 입장에 찬성하는 국민의 비중은 58%, 반대하는 비중은 20%로 큰 차이를 보였다.
 
테슬라 무노조 경영 시험대, 스웨덴 파업 '불씨' 미국으로 확산 방지에 총력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여론이 이미 테슬라에 불리한 쪽으로 돌아선 만큼 스웨덴 노조 의견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파업사태는 테슬라 전 세계 사업장의 노사관계 방향성을 새롭게 정의할 잠재력이 있는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받는다.

특히 강성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가 테슬라 미국 공장에서 계획대로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인건비를 비롯한 공장 운영 비용 부담이 커지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네바다주 배터리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을 약 10% 높이는 임금 인상안을 결정했다.

CNBC는 테슬라가 스웨덴 파업사태와 전미자동차노조의 공세에 따라 공장 근무자들의 노조 가입 의지를 꺾기 위한 방편으로 임금 인상을 실시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테슬라는 임직원에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등 다른 인센티브를 통해서도 노조 가입 필요성을 낮춰 무노조 경영 원칙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다만 전미자동차노조가 테슬라에 반드시 노조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압박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최근 블룸버그를 통해 테슬라에 노조 설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노동자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기 위해 일할 지, (일론 머스크의) 우주 여행을 위해 일할 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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