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민국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40대 여성 리더십으로 경쟁하게 됐다.
투자 전문가 출신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모두 향후 IT 업계의 주도권을 좌우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왼쪽), 정신아 카카오 신임대표이사 내정자. |
15일 IT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신임 카카오대표이사 내정자는 2024년 3월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앞으로 단독 대표이사로서 카카오를 이끌게 된다.
정 내정자는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준비하고 있는 쇄신안들을 받아 카카오의 변화를 직접 이끌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됐다.
1975년생(48세)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다 그 동안 카카오 내외부에서 지적받아 온 '김범수 라인' 중심의 회전문 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카카오의 쇄신 과제들을 풀어가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최수연 대표도 비슷한 임무를 띄고 네이버의 대표가 됐다.
네이버는 2021년 개발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펴면서 40대의 젊은 CEO를 전격적으로 발탁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시선으로 네이버의 신성장동력을 찾게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 2022년 3월14일 네이버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최수연 네이버 신임대표이사와 한성숙 전 대표이사. <네이버> |
그는 취임 이후 네이버 쇄신작업에 나서 임직원 400여 명을 직접 만났고 '신뢰와 자율성에 기반한 네이버의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 회복’을 기조로 새로운 근무방식과 조직문화를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회사 안팎에서 불어오던 쇄신요구를 잠재우고 IT업계 화두가 된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바라본다.
두 사람의 등장 배경이 비슷하다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투자 전문가라는 점이다.
정 내정자는 10여 년 동안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유니콘 단계까지 지원해본 경력이 있고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를 맡아 인공지능과 로봇 등 IT 스타트업을 발굴해왔다.
최 대표는 글로벌 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해외 M&A 전문로펌의 국제변호사로 활동하며 인수합병 경험을 쌓았고 2019년 네이버에 합류한 뒤에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보좌해 네이버의 해외투자 및 인수합병 의사결정을 도왔다.
앞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앞으로 거대언어모델(LLM) 등 인공지능 관련 경쟁력을 증명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에도 진출해야 하는 과제들을 안고 있다.
카카오보다 앞서 쇄신 작업을 매듭 지은 네이버는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올해 8월 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큐 검색' 등 파생 서비스들을 빠르게 출시하면서 국내 인공지능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2023년 11월27 카카오 3차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한 모습. <카카오> |
인공지능 경쟁력을 바탕으로 검색, 커머스, 콘텐츠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지위를 계속 지켜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카카오는 조직 정상화 현안에 밀려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 과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출시하기로 한 코GPT2.0 출시시점도 2024년으로 미뤄졌다.
같은 40대 투자전문가이지만 앞으로 정신아 카카오 신임대표이사 내정자의 어깨가 좀 더 무거워보이는 까닭이다.
게다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그 무게는 생각보다 더 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김 위원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정 내정자는 올해 초 카카오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카카오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며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 인공지능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