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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기업가치 올리기 ‘암초’ 만나, 박성하 중장기 성장전략 난관 봉착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12-01 15: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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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SK스퀘어 순자산가치 75조 원’ 목표로 가는 길에 암초를 만났다.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는 강제매각 수순을 밟고 있고 자회사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의 등의 중장기 상장 로드맵도 꼬이고 있다.
 
SK스퀘어 기업가치 올리기 ‘암초’ 만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965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성하</a> 중장기 성장전략 난관 봉착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이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성하 사장은 여러 자회사 가운데 우선적으로 재무부담이 커진 11번가를 포기하면서 콘텐츠웨이브는 상장 대신 CJENM의 티빙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자회사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 18.18%에 대해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11번가는 강제 매각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K스퀘어는 2018년 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로 구성된 재무적투자자(FI) 나일홀딩스로부터 11번가의 지분 18.18%에 대한 대가로 5천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5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만약 상장을 못하면 FI에 매각한 지분을 되사겠다는 콜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11번가는 당초 올해 9월까지 상장을 해야 했으나 실패했고 SK스퀘어는 콜옵션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커머스 환경이 악화되면서 11번가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했다면 5천억 원에 연이율 3.5%의 이자를 적용해 약 6천억 원을 나일홀딩스에 지급해야 한다.

11번가의 기업가치는 2018년 투자를 받을 당시 2조7천억 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기업가치가 약 1조 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SK스퀘어가 11번가 지분 18.18%를 되사는 데 6천억 원가량을 지급하는 것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다.

게다가 SK스퀘어의 현금성 자산은 2023년 3분기 기준 5616억 원에 불과해 재무부담도 커진다.

나일홀딩스가 드래그얼롱(동반 매도 청구권)을 통해 자신들의 11번가 지분과 함께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까지 강제매각하면 최악의 경우 11번가 매각대금을 한 푼도 못 받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콜옵션 행사를 포기한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드래그얼롱이 행사되면 재무적투자자가 우선적으로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고 SK스퀘어는 남은 금액을 받게 된다.

SK스퀘어가 11번가 상장과 지분매각에 모두 실패하면서 애초 SK텔레콤과 인적분할하면서 제시했던 ‘2025년 순자산가치 75조 원’이란 목표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SK스퀘어는 자회사들의 상장과 지분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정했는데 가장 중요한 11번가부터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11번가 콜옵션을 포기함으로써 SK스퀘어에 대한 자본시장의 신뢰에 금이 갔다는 점도 향후 자회사들의 지분매각이나 투자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활발히 투자를 받아오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무책임하게 발을 뺀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주요 기업 가운데 그동안 투자를 할 때 자본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곳으로 꼽힌다.

SK스퀘어는 중장기적으로 자회사 콘텐츠웨이브,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등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모두 실적이 부진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박 사장은 이 가운데 특히 투자 유치에 따른 상장 기한이 가장 촉박한 콘텐츠웨이브와 관련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SK스퀘어가 지분 40.5%를 보유한 콘텐츠웨이브는 2024년 11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2천억 원의 전환사채(CB)를 이자를 붙여서 갚아야 한다. 콘텐츠웨이브는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본부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SKS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5년 만기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콘텐츠웨이브는 현재 적자가 누적돼 지금으로써는 전환사채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콘텐츠웨이브는 2023년 들어 3분기까지 7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스퀘어 기업가치 올리기 ‘암초’ 만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965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성하</a> 중장기 성장전략 난관 봉착
▲ SK스퀘어의 자회사 상장과 지분매각 로드맵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박성하 사장은 콘텐츠웨이브를 놓고 11번가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콘텐츠웨이브와 CJENM의 티빙의 합병 추진설이 흘러 나온다. 이는 콘텐츠웨이브의 상장과 지분 매각이 모두 어려워진 상태에서 박 사장으로 꺼내들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분석된다. 티빙과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면 지금보다는 상장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에 성공하면 재무적투자자가 기업공개 기한을 연장해 줄 가능성도 커진다.

웨이브(이용자 423만 명)와 티빙(이용자 510만 명)이 합병하면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확고한 2위에 오르게 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콘텐츠웨이브와 티빙의 연간 영업손실은 각각 1200억 원대이므로 합병 뒤 콘텐츠 투자 금액을 줄인다면 영업이익 흑자 달성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티빙과 콘텐츠웨이브 합병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뒤 시장점유율이 30% 이상이 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또 단순 합병했을 때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CJENM의 합병회사 지분율은 20% 대로 추정된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CJ의 자회사인 CJENM은 비상장 손자회사인 합병회사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하므로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해진다.

여기에 티빙과 웨이브 모두 다양한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콘텐츠웨이브 역시 SK스퀘어를 비롯해 SBS, MBC, KBS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티빙도 최대주주인 CJENM(지분율 48.55%) 외에 KT스튜디오지니,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 SLL중앙, 네이버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 플랫폼 모두 다양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존재해 모두를 충족하는 거래가 쉽지 않다”며 “내년부터 상당한 적자 축소가 전망되는 티빙이기에 기업가치나 합병 비율에 있어 웨이브 측이 어느 정도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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