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한진해운과 '악연'을 끊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업계가 성수기를 맞고 있는데도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 등 그룹 악재가 겹쳐 주가가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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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5일 한진, 한진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가 나란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진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5.93%, 한진칼 주가는 3.16%, 대한항공 주가는 2.14% 씩 하락했다.
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개시된 31일 이후 그룹 차원의 지원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이날 하락 반전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최근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다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우려가 다시 불거진 것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한진칼이 파생상품 운용을 통해 7월부터 9월1일까지 764억8천만 원가량의 누적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힌 것도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4일 필레제일차주식회사와 한진해운 영구EB, SC은행과 WTI원유, 우리은행과 달러변동금리 차입금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계약을 정산하며 거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가 개시된 뒤 물류대란이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적 1위 해운회사의 법정관리 사태에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물류대란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진그룹 측에 해결방안을 주문하고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이나 다른 계열사가 한진해운의 연체금 대납 등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계열사들에 담보대출 등을 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한진그룹 차원의 한진해운 추가지원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한진그룹 신용등급 하방 리스크는 일정 부분 제거될 것”이라면서도 “한진은 한진해운 신항만 지분 추가 취득과 리스크가 존재하고 한진그룹 평판도 손상될 우려가 있어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