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농협중앙회에 해외부동산 투자심사 관리 미흡 등의 이유로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16일 농협중앙회에 해외부동산 투자 심사 및 사후관리 강화 등의 경영유의사항 13건과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이행 개선 9건 등의 제재를 내렸다.
▲ 금감원이 농협중앙회에 해외부동산 투자심사 관리 미흡 등을 이유로 경영유의 13건과 개선사항 9건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금감원의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개선사항’은 규정이나 제도 등이 업무 내용이 불합리해 개선이 필요할 때, ‘경영유의’는 경영상 취약성이 있어 경영상 조치가 필요한 사항을 주기 위해 내리는 제재다. 두 조치 사이 수위 구분은 없다.
농협은 먼저 해외부동산 투자 심사 및 사후관리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농협은 2016년 4월 미국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에 3천만 달러(386억8500만 원)을 투자하면서 기초자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채권과 같은 업무절차를 적용했다.
또한 2020년 3월부터 공실이 늘면서 채권 신용등급이 하락했지만 이를 리스크관리협의체에 한 번도 보고하지 않았다. 이후에는 결국 채권 평가가격 급락으로 지난해 12월 114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지난해 말 기준 농협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건 가운데 최초 투자시점과 비교해 상환능력과 임대율 하락 등으로 부동산 감정평가액 및 펀드 기준가가 내리는 등 해외 부동산 부실 징후가 있는 투자 건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 단위조합의 공동대출이 부동산 관련 업종에 쏠려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행 내규 상 농협 조합은 공동대출을 실행할 때 부동산업과 건설업에 대해서는 해당 업종별 공동대출 잔액이 전체 대출 잔액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업과 건설업의 공동대출 합계액은 전체 공동대출 잔액의 절반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농협 조합 가운데 104곳은 부동산업에 공동대출 잔액이 전체 공동대출 잔액의 3분의 1을 초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15곳은 건설업 공동대출 잔액이 전체 공동대출 잔액의 3분의 1을 넘겼고 116곳은 부동산·건설업의 공동대출 잔액이 전체공동대출 잔액의 2분의 1을 초과했다.
농협 조합들은 이밖에도 태양광발전시설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
내규에 따르면 농협 조합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할 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장기판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채무자와 2년 내로 REC 장기판매계약을 맺어야 한다.
만약 이게 이행되지 않으면 기한이익을 상실시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확약서를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농협 조합은 태양광 발전 시설 담보대출 1154건에 대출을 내줄 때 REC 장기판매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확약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농협은 이밖에도 △리스크관리 강화 △대체투자 손상차손 인식기준 강화 △조합 대손충당금 적립업무 지도감독 강화 △조합 자산건전성 분류업무 지도감독 강화 △조합 리스크관리업무 지도감독 강화 △조합 구속성 영업행위 지도감독 강화 △조합 인지세 부과업무 지도감독 강화 △조합 금리인하요구제도 운영업무 지도감독 강화 △신용정보관리 보호업무 강화 △조합 경영공시업무 지도감독 강화 등의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개선사항으로는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이행 개선 △리스크관리위원회 운영 미흡 △신용원가 가산금리 변경 적용업무 처리절차 불합리 △여신감리시스템 개선 △조합의 연대보증 입보업무 통제시스템 개선 △전자금융시스템 거래정보 관리 불합리 △조합 고객 데이터 분석·제공시스템 개선 △조합 금융사고 예방 내부통제 관련규정 등 개선 △불합리한 금융상품 약관 개선 등을 지적받았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