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 행사장 전경. <현대차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해 발굴하고 고도화한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였다.
현대차∙기아는 6~10일 양재동 본사에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들과의 신기술 실증 시연을 위한 ‘2023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Open Innovation Lounge)’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상품 및 신기술 개발 문화를 조성하고 외부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기술 경험을 신속하게 차량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9년 시작된 개방형 혁신 상품개발 플랫폼이다.
올해 행사에서는 ‘우리만의 무언가를 향한 아웃사이드-인(Outside-In)의 여정(Journey for Original Inspira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20개의 신기술과 현대차∙기아가 상상하는 100건의 미래 기술 시나리오가 전시됐다.
현대차∙기아는 선정된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 검토 및 구현에 필요한 비용과 차량 등을 지원했으며 각 스타트업은 현지에서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제 차량이나 실물모형(목업)으로 제작해 행사에 참가했다.
행사의 전시구역은 기술의 상품화 단계에 따라 △PoC(개념검증) 수준의 기술을 선보인 ‘새로운 기회의 탐색(Exploring New Opportunities)’ △선행 검증 중인 기술을 보여주는 ‘협업의 확대(Building Together)’ △시제품 개발 단계의 기술을 전시한 ‘검증(Validation)’ △양산을 앞둔 제품을 보여준 ‘기술을 경험으로(Technology to Experience)’ 4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PoC는 기존 시장에서 사용하지 않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 검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올해는 PoC 및 선행 검증/개발 단계의 기술뿐만 아니라 양산 수준에 이른 기술까지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현대차∙기아가 5년째 이어오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의 성과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회의 탐색’ 구역에는 △고객 만족도(Customer Satisfaction) △기술 구현 가능성(Feasibility) △기술 독창성(Innovativeness)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스타트업의 신기술 9건이 전시됐으며 특히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제스처 컨트롤’ 기술이 임직원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인포테인먼트 제스처 컨트롤은 카메라로 손과 손가락 마디를 추적해 제스처를 인식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계 학습) 기술에 기반하며 사용자는 단순한 손짓만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향후 이 기술이 고도화돼 양산 차량에 구현되면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함에 있어 제스처를 보조 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음성인식과 함께 멀티 모달(Multi Modal)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멀티 모달이란 인간과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외에도 스타트업들은 △두 눈의 시차를 활용해 초점을 최적화한 3차원(3D) 디스플레이 △깊이감을 구현해 넓은 시야각과 광활한 화면을 제공하는 가상 디스플레이 △차량 내 다양한 객체, 행동, 상태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인-캐빈 카메라(ICC: In-Cabin Camera) 통합 솔루션 △쿠션 폼 내부의 공기 조절 장치로 착석 시 체중을 분산시켜 몸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스마트 쿠션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새로운 기회의 탐색’ 구역에는 △해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폴리머(polymer, 염화비닐이나 나일론 등의 분자가 기본단위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화합물), 직물, 실 등으로 재가공해 만든 친환경 내장재 △높은 유연성과 탄성을 자랑하고 다양한 재질에 적용 가능한 인쇄 전자 기술 △빛과 수분의 광촉매로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이 활성화되는 항균/방오 특수 유리 △차량 내에서 이용 가능한 실시간 원격진료 서비스 등의 스타트업 기술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협업의 확대’ 구역에서는 현대차∙기아의 해외 연구소를 포함해 그룹사/협력사와의 협업으로 시제품 개발 이전에 검증을 거친 신기술들의 전시가 총 8건 이루어졌으며 특히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선행 검증한 ‘근거리 노면 프로젝션’ 기술이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근거리 노면 프로젝션은 차량 외부에 설치된 프로젝터 및 레이저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MEMS)를 활용해 노면에 각종 문자나 이미지를 비추는 기술이다. 웰컴 시그널(자동차의 램프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신호) 또는 배터리 충전량 등을 노면에 표시해 고객에게 감성과 편의성을 제공하며 차량 접근 경고 등으로 보행자 안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현대차∙기아의 해외 연구소는 △적은 양의 전류로도 발열 가능한 전도성 스프레이 페인트 △전류를 흘려 다양한 색상으로 발광 가능한 전도성 스프레이 페인트 △레진과 섬유를 배합해 목재 같은 모양과 재질로 구현한 친환경 내장재 등을 전시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그룹사 및 협력사는 △탑승자의 심박 및 호흡 감지 레이더 센서를 적용한 승객 모니터링 시트 △특수 유리의 광원 굴절 특성과 센서를 활용한 홀로그램 콘텐츠 제어 및 조작 시스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디지털 사이드 미러 모듈을 전시해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상품의 개발 단계에 해당하는 ‘검증’ 구역에서는 △유리 사이에 변색 가변 필름을 접합해 전류로 유리 투과율을 조절하는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 △높은 태양광 셀 효율과 적용 자유도를 지닌 ‘필름형 솔라 셀(Solar Film)’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기술을 경험으로’ 구역에는 이전의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지속 개발돼 양산 단계에 이른 ‘몰입형 헤드레스트 스피커’가 전시됐다.
몰입형 헤드레스트 스피커는 소리에 부드러운 물리적 진동(Elastic Vibration)을 결합해 몰입감이 높은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며, 현대차∙기아의 스마트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ccRC, connected car Rear Cockpit)과 연계해 개발됐다. 또한 근거리 음장(소리가 존재하는 공간) 기능을 갖춰 탑승객들이 서로 간의 방해 없이 각자의 좌석에서 개인화된 콘텐츠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행사에서도 사내 평가단 등을 통해 고객 관점에서 선호도 및 필요도를 높이 평가받은 기술들에 대해서 신속하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세스 절차를 거친 뒤 실제 차량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 북미·유럽·중국·이스라엘·싱가포르) 및 제로원(ZER01NE, 국내)과 함께 1000여 개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기술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고객 선호도 및 사용성이 우수해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은 실제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 협업을 확대해오고 있다.
김제영 현대차·기아 상품본부장 전무는 “올해로 5주년을 맞은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는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혁신적 기술과 사양을 신속히 검토하고 상품화하기 위한 상품개발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스타트업,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꾀하는 동시에 혁신적 차량 경험을 통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