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11-02 15: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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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4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 원을 유일하게 넘은 건설사다. 남아있는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빠르게 이뤄진다면 연말까지 6조 원이 넘는 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4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세워 수주전을 벌인 사례가 없는 점이 아쉽다는 시선도 있다. 연말까지 한 사장이 오티에르로 도시정비 사업 강자들과 맞붙어 승리한다면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도시정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은 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이 사업은 부산 범전동 263-5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69층, 공동주택 1902세대 및 오피스텔 99실 등을 짓는 것이다.
조합이 제시한 3.3㎡당 공사비 807만 원과 연면적 46만2356㎡을 고려하면 총 공사비 규모는 1조1321억 원에 이른다. 69층으로 초고층으로 지어지는데다 사업 규모로 봤을 때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5일 입찰 때는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지만 도시정비업계 안팎에 따르면 이번에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은 컨소시엄 입찰이 금지돼 있는 만큼 경쟁수주가 성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장으로서는 삼성물산과 승부가 성립하길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로 아파트 최고 브랜드로 꼽히는 래미안을 꺾는다면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촉진 2-1구역 재개발사업을 가져오면 포스코이앤씨 최초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 이상을 기록한다는 의미도 더해진다.
더욱이 내년 압구정4구역,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한남4구역, 성수 재개발사업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된 만큼 한 사장 입장에서는 오티에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승기를 잡아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3150억 원을 기록해 압도적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1조8820억 원), GS건설(1조4480억 원), 삼성물산(1조4130억 원), 대우건설(1조1540억 원) 2위권과 격차가 크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안에 2700억 규모의 경기 안산중앙주공6단지(1013세대) 재건축사업과 산본1동2지구(963세대) 재개발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산본1동2지구는 공사비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산본1동1지구 재개발 조합이 공사비 예정가격을 3.3㎡당 570만 원을 상한으로 하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면적 16만3143.77㎡의 산본1동2지구 총 공사비는 2800억 원 이상이 될 공산이 크다. 산본1동1지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가 부산 촉진2-1 재개발사업을 따낸다는 가정 아래 6조 원 규모에 이르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할 수도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을 4년만에 도시정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한 사장의 유일한 아쉬움은 ‘오티에르’의 수주전이 성립하지 않은 부분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대표하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나 단 한번도 수주전에서 패배하지 않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과 맞붙어 브랜드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맞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을 두고 현대건설과,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에는 대우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을 펼칠 수 있었지만 상대 건설사의 사정으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시공사 선정이 미뤄진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에도 시선이 몰린다.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서울시 시정명령을 받은 뒤 지난 10월19일 시공사 선정을 겸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 소집 취소 공고를 냈다.
서울시는 정비계획이 제3종일반주거지임에도 일반상업지역을 전제로 롯데슈퍼 등 일부 소유주가 동의하지 않는 부지까지 사업에 포함시켜 입찰을 진행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시정조치를 내렸다.
KB부동산신탁은 롯데슈퍼 등과 협의해 정비계획 변경절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협의가 완만히 이뤄진다면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다.
▲ 사진은 포스코이앤씨의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과 여의도 재건축 1호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한양아파트를 두고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0년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7456억 원을 수주한 뒤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213억 원을 달성했고 2022년 4조5892억 원을 거뒀다.
2022년 초 ‘1기 신도시(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수주 추진반’을 신설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같은 해 7월 선보이며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였는데 올해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도시정비 1위를 눈앞에 두게 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브랜드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설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 및 제공함으로써 여의도, 용산, 압구정, 개포, 성수 등 도시정비사업의 서울권역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며 “서울, 수도권 등 핵심지역 도시재생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성이 높은 개발형 사업을 선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