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디지털광고업계의 앞날은 인공지능기술에 달려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광고 효과와 소비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분석하고 개선함으로써 광고 매출을 크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초거대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어떤 매체의 어떤 공간을 선택할지만 알려주는 '조언자' 역할에 그쳤다면 초거대인공지능 시대에는 필요한 광고를 판단하고 제공할 수 있는 어엿한 '마케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디지털광고가 30대 직장인 남성, 20대 대학생 여성과 같이 수천 수만 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이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광고를 띄워놓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김민준, 이서연과 같은 특정 개인을 겨냥해 이들이 불편함과 필요를 느끼는 순간 최적의 광고를 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해하고 또 흥미를 느낄만한 맞춤형 문구도 인공지능이 만들어 준다.
이를 통해 무의미한 광고, 버려지는 광고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2023년 6월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앞으로 초거대인공지능 관련 시장을 인프라와 단말기, 광고 수요가 이끌 것이며 이 시장에 10년 동안 매년 4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측은 "향후 10년간 기술 분야의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생성형 AI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게 될 것"이라며 "특히 IT 광고 지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광고 시장이 2032년 1920억 달러(약 25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시장규모가 200조 원이 넘는 미국이다.
여기에서 구글과 메타, 아마존이 빅3를 형성하고 있는데 3등인 아마존만 해도 2022년 광고매출이 48조 원에 이를 정도다.
디지털광고업계는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광고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3억 명의 월간이용자를 꼽는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취향과 구매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정밀한 맞춤형광고 모델을 만들낸 것이 아마존의 성공모델이라는 것이다.
네이버가 가려고 하는 길도 이와 다르지 않다.
네이버 또한 광고에 초거대인공지능을 적용해 훨씬 효과적인 디지털광고를 제공하려고 한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1조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하면서 초거대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해왔다.
하이퍼클로바는 초거대인공지능의 성능지표인 파라미터규모에서 챗GPT보다 많은 2040억 개의 규모를 자랑한다고 알려졌다.
아직은 한국어 중심이지만 영어를 시작으로 외국어를 학습시키고 이미지 학습도 시킨다는 계획도 네이버는 세워놓고 있다.
인공지능이 텍스트광고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그림광고, 동영상광고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향후 국내 광고시장을 넘어 글로벌 광고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과제는 한국을 벗어나 미국 등 해외이용자의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점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를 어떻게 이들에게 노출할 것인가 하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네이버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해외 이용자를 차근차근 늘려가야 한다.
실제로 네이버는 웹툰 등 자체콘텐츠를 외국어권에 침투시키고 왓패드, 포쉬마크 등 글로벌 플랫폼 인수를 통해 현지 광고판을 착실하게 늘려가고 있다.
2022년 네이버의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국내외 월간이용자가 7억 명을 넘겼는데 네이버는 2028년까지 3억 명을 더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네이버는 기술로서 인간의 삶에 이바지하는 기술기업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디지털라이프의 모든 부분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그 수익원은 여느 IT기업과 마찬가지로 광고다.
이제 더 큰 글로벌 광고시장에서 IT공룡들과 어깨를 부딪히려고 하고 있는며 그 무기는 초거대인공지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장악한 미국 디지털광고시장의 파이를 한국기업이 가져갈 수 있을까?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3년 4월 네이버밋업에서 “국내는 물론 일본과 북미, 유럽에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해 5년 내 글로벌 10억 명의 사용자와 매출 15조 원을 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준비하는 초거대인공지능이 활약해준다면 전세계 10억 이용자를 발판으로 15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