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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부터 전기차까지 수출기지, 세계 최대규모 현대차 울산공장 가보니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10-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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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부터 전기차까지 수출기지, 세계 최대규모 현대차 울산공장 가보니
▲ 현대차 울산공은 글로벌 생산 허브이다.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 울산공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허브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이다. 

울산공장에서는 모두 3만2천여 명의 임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천 대의 차량을 생산한다. 연산 총 140만 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자동차 생산능력도 세계 최고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혼류 생산과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을 동시에 갖추는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 완성차 업체로서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 시대 현대차가 글로벌 톱3 완성차업체에 오르는 과정에서 주력공장 역할을 해 온 울산공장은 생산라인을 점차 바꿔나가는 전기차 전환기를 거쳐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서도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허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3공장 의정공정과 전용 수출부두 등을 둘러봤다.

1968년 가동을 시작한 울산공장은 1975년 국산 자동차 최초의 독자생산 모델인 포니로 첫 완성차를 생산했고 현재 약 500만㎡(약 150만평)의 부지에 5개의 독립된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축구장 67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버스를 타고 공장에 들어서니 버스정류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대차는 직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공장 안에서만 21대의 구내버스를 운행한다. 공장 안의 버스정류장만 44개나 된다.

울산공장을 가로지르는 명촌천을 건너 엔진 및 변속기 공장을 지나 짧지 않은 시간을 더 달리자 갓 생산된 아이오닉5가 한가득 서 있는 부지 뒤로 'F3 1990'이라고 크게 써붙인 현대차 울산3공장 건물이 나타났다.

울산공장 각각에는 공장 번호와 설립연도가 표시돼 있다고 한다.

3공장은 1990년에 설립돼 31라인에서 아반떼, 베뉴, 코나를, 32라인에서 아반떼와 i30을 연간 36만7천 대가량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의 제조 공정은 크게 프레스 – 차체 – 도장 – 의장 등 4단계로 이뤄진다. 

프레스 단계에서는 코일형태의 철판을 프레스기계로 압착해 자동차 패널을 만든다. 이 패널을 용접하고 조립해 차의 뼈대인 차체를 생산하는 과정이 차체조립 과정이다. 해당 작업은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고 위험도도 높아 100% 산업용 로봇으로 대체됐다.

그 뒤 도장공정에서 완성된 차체에 색상을 입히고 의장(조립)공정에서 2만여 개가 넘는 부품들이 차체 내부에 장착되며 자동차가 완성된다.

의장라인은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90%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고 일부 앞 좌석 시트와 유리 장착, 스페어 타이어 장착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옮기는 작업들만 로봇이 담당한다.

3공장의 의장 공정은 트림·사시·파이널·OK테스트 라인 순으로 모두 4개의 라인으로 구성된다. 해당 생산라인은 S자 형태로 하나로 연결돼 있다.

의장공장을 가로지르며 2층가량의 높이에 설치된 통로에 들어서니 예상 밖으로 부품을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라인에 들어 온 차체의 문을 떼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조립 과정에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트림 라인에서는 작업자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 위를 오가며 신속하면서도 차분하게 각종 전장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해당 라인에서는 와이어링이나 케이블 등을 조립하는데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 작업이 함께 이뤄진다. 또 ECU(엔진컨트롤 유닛), 브레이크 부스터, 브레이크 튜브, 페달 등 자동차 앞쪽에 장착되는 제동 관련 부품들도 장착된다.

컨베이어벨트 옆으로는 AGV(무인운반차)라 불리는 회색 박스가 각종 부품을 싣고 라인을 따라 작업자 곁을 지키고 있었다. AGV는 중앙 시스템의 실시간 정보를 받아 필요한 부품을 각 라인에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포니부터 전기차까지 수출기지, 세계 최대규모 현대차 울산공장 가보니
▲ 현대차 울산공장 직원이 3공장에서 생산하는 아반떼를 점검하는 모습. <현대차>
3공장에는 지난해 8월부터 AGV 등을 활용한 다차종 생산 시스템이 시범 적용됐다. 기존에는 한 라인에서 2~3가지 차종을 동시에 생산해왔지만 다차종 생산 시스템 도입으로 최대 10개의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다음 단계인 샤시 라인에서는 엔진이 조립되고 있었다. 해당 라인에선 자동차의 구동 부품을 조립하는데 내연기관차는 엔진, 변속기 등이, 전기차는 배터리와 PE(파워일렉트릭)모듈이 장착된다.

PE모듈은 내연기관의 구동부품을 대체하는 부품으로 전기차 구동을 위한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이 일체화된 것이다. 차를 몰 때 노면의 충격을 흡수해 주는 서스펜션도 샤시라인에서 조립된다.

파이널 라인에선 어느정도 완성차의 모습을 갖춘 차체에 내·외부 인테리어 부품을 장착한다. 시트, 유리, 타이어 등 부품 뿐 아니라 브레이크액, 냉매 액체류도 여기서 주입한다. 그 뒤 서브라인에서 개별적으로 조립된 차문까지 다시 달면 자동차가 완성된다. OK테스트라인에서 각종 품질 및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다. 

현대차는 의장의 각 라인 끝에 키핑 공정을 두고 키퍼 역할을 하는 작업자들이 라인마다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립과정에서 문제되는 부분들을 일괄적으로 빠르게 점검하고 바로 수정하기 위한 것이다.

의장공정을 마친 완성차는 한 대씩 주행검사를 거쳐 수출용 차량들은 수출선적부로, 국내 판매용 차량들은 내수용 완성차 대기장으로 이동한다.

3공장 의장공장을 본 뒤 다시 버스에 올라타 울산 공장의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로 향했다. 부두로 가는 길에서 생산된 차량이 어떻게 옮겨지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내수용 완성차 대기장 곳곳에서는 차량 운반용 트럭인 트랜스포터에 차량을 싣는 모습이 보였다. 갓 생산된 차량들은 6~8대씩 이 트럭에 실려 전국 영업망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공장에서 내수용 대기장까지 또는 수출 부두까지는 전담 드라이버들이 운전해서 차를 옮긴다. 견학을 하는 중 10~12대가 한줄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차량 뒤로는 드라이버들이 복귀할 셔틀차량이 뒤따랐다.

또 의장 키핑공정에서 품질검사를 마친 차량이 별도의 공간에서 두번째 품질성능 검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내를 맡은 울산공장 직원은 "울산공장에선 의장공장에서 마지막 품질성능 검사를 거친 뒤에도 한번 더 검사를 진행한다"며 "일반적으로 자동차 공장에서 2중으로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강조했다.

검사장을 지나 짧은 지하터널을 통과하자 넓은 부두에 끊임없이 펼쳐진 수출용 차량들과 거대한 자동차 운반선이 나타났다.
 
포니부터 전기차까지 수출기지, 세계 최대규모 현대차 울산공장 가보니
▲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전경. <현대차>
울산공장은 5만 톤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를 갖췄다. 해당 부두의 길이는 약 830m로 46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고 연간 최대 110만 대를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있다. 

안내자는 "공장 부지 안에 대규모 수출 전용부두를 갖춘 울산공장은 다른 자동차공장과 비교해 차량을 수출하는 데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고 말했다. 

연내 착공할 전기차 전용공장 부지도 볼 수 있었다.

울산공장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23만4700㎡(약 7만1천 평) 부지에 약 2조 원을 들여 지어지는 데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생산능력은 연간 20만 대에 이른다.

울산공장의 엄격한 품질관리와 수출에 최적화한 입지조건은 앞으로 현대차가 전기차시대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 하는 데도 핵심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예고하는 듯 했다. 

울산공장은 지난해에만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내연기관차, 친환경차 등 17개 차종 142만4141대를 생산했다. 그 가운데 약 66%인 93만5590대를 해외에 수출했다.

전기차 시대에도 울산공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핵심 수출기지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하고 당해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45%에 이르는 144만 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6를 제외한 현대차의 내수용 승용전기차는 모두 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해외판매 전기차 역시 유럽 코나 EV와 소량의 미국산 GV70 EV, 인도네시아산 아이오닉5 외에는 모두 울산공장이 생산한다.  

울산1공장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는 지난해 세계 올해의 자동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자동차', '올해의 전기차',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휩쓸며 3관왕을 달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울산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하는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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