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웅제약이 펙수클루 해외 진출을 위해 판매 허가국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서 HK이노엔을 따라잡기 위해 해외 허가국을 빠르게 늘리면서 해외에서는 HK이노엔과 진출 시기를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 대웅제약(사진)이 펙수클루 해외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18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올해 펙수클루의 해외 허가 신청 국가를 20곳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이렇게 단기 목표를 제시한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중장기 수출 목표는 다른 곳에서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연간 단위로 목표를 외부에 공개하면 이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다.
펙수클루는 P-CAB 계열의 위식도염치료제로 2022년 7월 국내에 출시됐다. 해외에서 현재까지 12개 국가에서 허가를 신청했고 승인을 받은 곳은 4곳이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수출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품목 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할 수 있다.
선두주자인 HK이노엔이 2018년 7월 국산 신약 30호로 처음 허가를 받아 2019년에 국내에서 처음 제품을 출시한 이후 4년 만에 35개 국가에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대웅제약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가운데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출시된 국가는 7곳으로 대웅제약으로서는 해외에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 대웅제약은 올해 6월 미국 및 캐나다에서 펙수클루 진출을 위해 뉴로가스트릭스와 맺은 임상 개발 및 상업화 독점권 라이선스 계약 종료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으로서는 글로벌 임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다국적 제약사와 손을 잡는 것이 해외 진출을 앞당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대웅제약이 국내 영업망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여전히 케이캡의 영향력이 단단하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케이캡의 누적 원외처방실적은 1141억 원으로 이미 2022년 연간 원외처방실적 1195억 원에 근접해 있다.
▲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품 사진. <대웅제약> |
같은 기간 펙수클루의 국내 원외처방 실적은 373억9100만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14.5%나 늘었지만 아직까지 케이캡과는 격차가 크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의약품시장 규모도 더욱 크고 아직까지 HK이노엔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대웅제약으로서는 HK이노엔을 추격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경우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주류였던 양성자펌프억제제(PPI)계열 약물은 위산 억제효과를 보기 위해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약효가 오래 가지 않는 한편 야간에 위산 분비를 조절하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반면 P-CAB계열 약물은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 가능한 데다 약효가 빠르고 오래 지속된다는 특징을 지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이미 대웅제약과 HK이노엔이 P-CAB계열 약물을 개발했지만 글로벌 전체로 확대하면 일본 다케다제약까지 3곳에 그친다는 점에서 시장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P-CAB제제 시장은 2015년 610억 원에서 2030년 1조8760억 원으로 연평균 25.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100개 국가에 진출한다고 했는데 이는 HK이노엔의 목표보다 1년 빠르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펙수클루는 2027년 글로벌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해외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며 "동일계열의 약물과 해외에서 P-CAB 제제 시장을 함께 넓혀 나가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