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 정책 관련해 ‘방법이 틀렸다’고 지적하자 발끈해 강한 어조로 반문했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정책으로 시중은행에 금리 인하 효과가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4월 이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하락한 반면 상호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높아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이복현표 상생금융’은 의도는 서민금융으로 시작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부자금융, 부동산금융 대출 인하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융은 검찰 수사랑 다르다. 검사는 의도대로 진행할 수 있는데 금융 시스템은 여러 이해 관계자가 얽혀 있어서 그렇게 안 된다”며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을 가르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원장은 곧 평정을 되찾고 차분한 목소리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며 답변을 마쳤다.
이 원장은 여야 의원의 질문에 머뭇거릴 때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소신 있는 답변을 이어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공매도 제도개선과 관련해 질의하자 개인 의견이라고 밝힌 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범부처에서 대응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정상화 지원 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질의에는 “자신있게 말씀드리는데 저 개인뿐 아니라 정부 당국도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건설사나 금융회사의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용인해 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 개인을 향한 질문에는 분명하게 대답했다.
▲ 17일 금감원 국감에서 우주성 DGB대구은행 준법감시인이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이 원장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출마 결정을 했냐”고 묻자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연말이나 내년까지 진행되는 여러 상황에 대해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총선 출마 가능성에 다시 선을 그었다.
다만 은행권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 원장은 취임 뒤 금융권 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특히 힘을 쏟았던 만큼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월에 은행장들 불러서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 점검을 주문하고 최근 그 점검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고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근절대책으로 내부통제 강화방안도 마련하고 있지만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감독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고 지적했다.
일반 증인 질의 때도 은행권 내부통제 문제가 주로 다뤄졌다. 5대 시중은행과 DGB대구은행, BNK경남은행 준법감시인이 증인대에 섰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와 관련해 “지난해 말에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고 내부 인력 확충이나 전산시스템들이 도입되는 와중에 과도기적으로 여러 사고가 터지고 있다”며 “최근에 지배구조법 개정안 등도 제출된 바가 있지만 앞으로 임기 동안 (금융사고) 적발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