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소주와 맥주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전망됐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2일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 회식 수요 감소에 따른 주류 소비 문화 변화와 코로나19를 지나며 주류산업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며 “원부자재의 부담 속에서 제품 가격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소주와 맥주 등 주류제품 가격이 조만간 인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 |
주류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
맥주와 소주의 원재료인 맥아와 주정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부재료인 캔과 페트, 병뚜껑 등의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맥주에 부과되는 세율은 2022년 4월 2.69% 상승한데 이어 올해 4월에도 3.57% 인상됐다. 소주 역시 주요 원재료인 주정 가격이 지난해 1월 2.69% 상승한데 이어 올해 2월에도 9.8% 오르는 등 2년 연속으로 올랐다.
국내 맥주 1위 기업은 오비맥주가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 것도 원가 부담을 줄여보려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오비맥주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22년 3월 이후 약 1년7개월 만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다만 과거에도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한 뒤 통상적으로 1개월 안에 가격을 올렸던 전례를 감안하면 늦어도 올해 안에는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조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소주 가격 인상도 시도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 연구위원은 “소주는 2022년 2월을 끝으로 가격 인상이 제한되고 있다”며 “과거에도 주정 가격의 인상 직후에 소주 가격 인상이 동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주 가격 인상도 시간 문제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주류 제품의 가격 인상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릴 기업으로는 하이트진로가 꼽혔다.
조 연구위원은 “하이트진로는 원가 부담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비용 투입으로 이익 수준이 낮아져 있는 상황이다”며 “오비맥주와 동일한 인상률만큼 맥주 가격을 인상한다면 하이트진로의 내년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18% 증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소주 가격에도 비슷한 인상률을 적용한다면 하이트진로의 전체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