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10-10 16:54:55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두산로보틱스의 청약 흥행을 계기로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와중에도 새내기주 만큼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0월 기업공개 시장은 평소보다 많은 15곳이 기업이 일반청약에 나선다.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기업들도 공모에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IPO 공모주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5일 성장한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공모가인 2만6천 원보다 79.4% 높은 4만665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239억 원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 규모 2조5758억 원을 넘어서면서 로봇주 대장주의 위치에 올라섰다.
하락장 속에서도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한 새내기주들은 상장 이후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주 불패'를 이어가고 있다.
9월 중 상장한 기업 가운데 인스웨이브시스템(114.6%), 밀리의서재(80.9%), 한싹(72.%), 두산로보틱스(97.7%), 레뷰코퍼레이션(53.3%), 아이엠티(48.2%) 등 종목이 모두 첫날 공모가 대비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증시가 고금리·고환율 여파에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양호한 주가흐름을 나타낸 셈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상장기업 19곳을 기준으로 공모주를 받아 첫날 시초가로 매도했을 경우 81.8%, 9월말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26.5%의 평균 수익률을 보이며 높은 수익을 가져갔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경쟁률은 과거 6년 분기 평균과 비교해 3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PO시장 분위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10월에는 평소보다 많은 기업들이 증시 입성에 도전할 전망이다.
이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모두 15곳으로 이들의 공모규모를 합치면 희망 공모가 기준으로 6240~7692억 원이다. 3분기까지 올해 진행된 IPO 공모규모가 1조7315억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10월 한 달 동안 특히 큰 규모의 공모가 진행되는 셈이다.
이날 기준으로 반도체 소재 기업 퓨릿이 공모청약을 마쳤으며, 2차전지 부품 기업 신성에스티와 바이오기업 에스엘에스바이오가 공모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뒤를 이어 워트, 퀄리타스반도체, 유진테크놀로지, 유투바이오, 서울보증보험, 쏘닉스, 에코아이, 메가터치, 큐로셀, 컨텍, 비아이매트릭스 등이 공모청약에 나선다.
▲ SGI서울보증보험은 13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10월 최대어인 서울보증보험이다.
서울보증보험은 한국 최대 종합 보증기업으로, 이번 IPO 완주에 성공한다면 2010년 이후 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에 상장되는 공기업이기도 하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580억~3조6167억 원이다.
기존 IPO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왔던 반도체와 2차전지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도전이 10월에도 이어진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IT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 퓨릿이 가장 먼저 공모청약에 나선다. 이후 반도체 제조장비 제조 기업인 워트, 반도체 IP개발 전문 기업인 퀄리타스 반도체 등이 반도체 관련 기업이다.
2차전지 부품기업인 신성에스티와 유진테크놀로지도 10월 공모 청약에 도전한다. 2차전지 및 반도체 공정용 장비 부품 전문기업 메가터치도 본격적인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도 공모청약에 나선다. 바이오분야 '대어'로 꼽히는 큐로셀은 31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인 큐로셀의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기준으로 4천~4555억 원이다. 이보다 앞서 의약품 품질관리 기업 에스엘에스바이오와 유투바이오)와 유전자 검사 서비스 기업 유투바이오 등이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탄소배출권, 우주 등 이색업종 기업들도 증시상장에 도전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온실가스, 탄소배출권 거래사업을 하고 있는 에코아이가 30~31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우주분야 스타트업인 컨텍도 31일 공모청약에 나선다. 컨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는 민간 지상국을 운영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