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디지털아트를 활용해 자사 올레드(OLED)TV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유명 예술작가들과 협업해 자사 올레드(OLED)TV를 활용한 디지털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박형세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은 디지털아트를 통해 올레드TV 명가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다짐으로써 프리미엄TV 확대 전략을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1일부터 15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 런던’에 참가해 거장의 예술작품을 올레드TV로 선보인다. 아트페어는 여러 갤러리가 연합해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를 말한다.
프리즈 런던에는 디지털아트도 전시된다. 디지털아트는 창작과정 가운데 디지털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한 예술작품을 말한다.
LG전자는 프리즈 런던에서 거장들의 그림이 담긴 올레드TV를 전시한다. LG전자의 올레드TV가 디지털아트를 담는 디지털캔버스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림 작품은 작가의 의도대로 정교한 색상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LG전자는 올레드TV를 디지털캔버스로 제공함으로써 자사 TV의 화질을 뽐낼 수 있다.
LG전자는 특히 올레드TV가 선명한 화질로 폭넓은 색깔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계적 조각가이자 세상에서 가장 검은 색상인 ‘반타 블랙’의 독점권을 갖고 있는 아니시 카푸어는 “LG올레드TV는 완벽한 검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혜원 LG전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는 자사 뉴스룸을 통해 “LG전자는 아트(예술작품)의 완벽한 액자를 만드는 유일한 기술을 갖고 있다”며 “그걸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프리즈 런던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 올레드TV를 활용한 디지털아트를 전시하며 예술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9월8일부터 24일에는 서울 강남 ‘아티스트 컴퍼니’ 사옥에서, 9월1일부터 10일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야외 잔디언덕에서 거장의 디지털아트가 담긴 올레드TV를 전시했다.
LG전자는 실내외 전시뿐만 아니라 NFT(대체불가토큰)을 활용한 디지털캔버스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디지털자산의 소유자를 밝히는 일종의 디지털 등기부등본이다.
LG전자는 ‘LG아트랩’을 통해 NFT가 적용된 예술거장의 디지털아트를 판매하고 있다. LG아트랩은 NFT 디지털아트 거래 및 감상 플랫폼이다.
LG전자는 올해 2월 ‘LG올레드에보’ TV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NFT 디지털아트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LG전자는 세계적인 디지털아트 작가인 배리엑스볼과 협업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얼굴을 본 딴 3차원 금속재질 느낌의 NFT 디지털아트를 담은 LG올레드 에보를 선보였다.
배리엑스볼의 디지털아트는 금, 은, 구리 등 각 금속의 질감이 세밀하게 표현돼 있는데 LG올레드에보는 내장된 프로세서를 통해 이미지 제작자의 의도를 분석해 섬세한 질감을 나타낼 수 있다.
베리엑스볼을 비롯한 거장의 디지털아트를 온전히 즐기려면 LG올레드에보 등 예술작품만의 섬세한 질감을 구현할 수 있는 고화질TV를 구매해야 하는 셈이므로 이번 협업은 LG전자의 올레드TV를 판촉하는 셈이다.
▲ 박형세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이 9월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웹OS 파트너 서밋 2023'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LG전자 >
LG전자는 예술거장과의 협업을 통해 올레드TV의 프리미엄 브랜드이미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디지털아트를 활용한 올레드TV 마케팅 전략을 ‘올레드 아트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박형세 부사장은 이런 전략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워 두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23년 3월 신형 올레드TV를 선보이며 “올레드 명가 10년의 확고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LG전자 올레드TV만의 본질적 가치를 더욱 진화시키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TV사업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레드TV를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에 힘을 주고 있다. TV시장은 전반적으로 수요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프리미엄TV를 중심으로 반등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0년 2억2535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억452만 대로 계속 감소했다. 올해도 TV 출하량이 2억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TV 부문은 시장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DSCC은 2023년 2분기 글로벌 프리미엄TV 출하량이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4%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올레드TV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올레드TV 출하량이 133만1400대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55.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프리미엄TV를 중심으로 사업부진에서 벗어날 기회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