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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 귀하신 몸, 세계 친환경기름 열풍에 바이오 연료 재료로 가치 상승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3-10-06 14: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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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 귀하신 몸, 세계 친환경기름 열풍에 바이오 연료 재료로 가치 상승
▲ 식물성 원료만으로 바이오 연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기업들이 폐식용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폐식용유가 2030년까지 현재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전세계적으로 부는 바이오 연료 붐에 폐식용유 몸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

설탕과 식물성 식용유 등으로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바이오 연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대안으로 폐식용유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외신을 종합하면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폐식용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집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유통한 폐식용유는 1400만 톤이다. 2030년에는 두 배가 넘는 3100만 톤을 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가운데 대표적인 기업들은 영국의 올레코, 유럽연합(EU)의 아젠트에너지, 미국의 달링인그리디언츠 등이다.

일본에서는 유코재팬이 2021년 한 해에만 38만 톤이 넘는 페식용유를 확보해 유통했다. 이는 한국 국내에서 매년 생산되는 폐식용유 25만 톤보다도 많은 양이다.

유코재팬은 수집한 폐식용유 13만 톤을 바이오 연료 생산에 사용할 원료로 판매했다. 이 가운데 12만 톤이 해외로 수출됐다.

마사토 시오미 유코재팬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폐식용유를 향한 국제수요가 높아 수출 물량이 더 많아졌다”며 “국제적으로 폐식용유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폐식용유 귀하신 몸, 세계 친환경기름 열풍에 바이오 연료 재료로 가치 상승
▲ 사진은 식용유에 조리되고 있는 음식. < PixHive >
국내 업체들도 폐식용유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8월 롯데제과와 협약을 맺어 제품 생산에 사용한 폐식용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확보한 식용유는 올해 안에 대산공장에 들어서는연간 생산량 13만 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생산 설비에서 사용한다.

효성티앤씨는 국내 폐식용유 생산량만으로는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2021년부터 폐식용유를 수입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국제시장분석업체 포춘 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폐식용유 시장 규모는 2028년 기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폐식용유가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바이오 연료 생산에 주로 사용하는 식물성 재료만으로는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바이오 연료 수요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바이오 연료에 사용되는 식물성 식용유 비율은 18.6%에서 22.7%로 5% 남짓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오 연료 수요가 이렇게 급격하게 높아진 배경에는 해운과 항공 산업의 친환경 전환이 있다.

이들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각각 약 3%와 2%를 차지하는 고배출 산업으로 각국의 친환경 규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일부터 적용된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라 선박들은 이제 유럽 지역으로 운항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배출한 탄소만큼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폐식용유 귀하신 몸, 세계 친환경기름 열풍에 바이오 연료 재료로 가치 상승
▲ 워싱턴 D.C 시내를 통과하는 폐식용유 수거 차량. <위키미디아 커먼스>
노르웨이선급협회(DNV)가 9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순수하게 화석연료를 이용해 항해한다고 가정하면 약 11억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NEF)와 노르웨이선급협회 연구소 등 시장분석기관들은 그럼에도 오히려 당분간 탄소 배출권을 구입하는 편이 업체들이 지출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항공기와 선박은 대당 구입 비용이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높으면 수천억 원을 웃돌아 선뜻 수소와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으로 교체하는 것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선박과 항공기가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 개발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바이오 연료 외에는 업체들에 선택권이 없는 셈이다.

이에 세계의 메이저 해운·항공 기업들은 이미 앞다퉈 바이오 연료를 선점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코스트코는 3일 에너지 공급업체 페닌슐라(Peninsula)와 계약을 맺어 자사의 컨테이너선에 사용할 바이오 선박유 공급받기로 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9월 셈비타(Cemvita)와 20년 동안 약 2억 리터의 바이오 항공유를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5월 네스테(Neste)로부터 2억 리터가 넘는 바이오 항공유를 구매하기로 한 것까지 합치면 모두 4억 리터가 넘는다. 주력 여객기 보잉 737의 연료탱크를 1만9천 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국내에서는 GS칼텍스가 이러한 세계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폐식용유 기반 바이오 연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6월에는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실증 사업 계약을 체결했고 9월에는 HMM의 타코마호에 사용할 바이오 선박유를 납품하며 실사용 검증에 나섰다.

이승훈 GS칼텍스 부사장은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 선박유를 이용한 첫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국내 선사들은 물론 한국 영해에서 급유받는 글로벌 선사들에도 바이오 선박유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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