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10-05 16: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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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부산 지역 대규모 재개발사업 두 곳이 기존 시공사와 결별하고 새로 입찰을 진행했으나 빈 손으로 돌아섰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여의도와 압구정 등 서울 핵심지역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부산 지역 재개발사업을 두고는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 부산지역 재개발사업에서 시공사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
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입찰을 마감한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이 유찰됐다. 두 곳 모두 기존 시공사와 공사비 갈등에 새 시공사를 찾아 나선 곳이다.
촉진 2-1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범전동 263-5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69층, 공동주택 1902세대 및 오피스텔 99실 등을 짓는 것이다.
지난 7월 열린 현장설명회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두산건설, 동원개발 등 8개사가 참석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등의 경쟁수주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이날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없었다.
촉진 2-1구역 재개발조합은 GS건설과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 6월17일 계약을 해지했다. GS건설은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3.3㎡당 987만 원의 공사비를 요청했지만 조합은 3.3㎡당 807만 원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와 연면적 46만2356㎡을 고려하면 총 공사비 규모는 1조1321억 원에 이른다. 69층으로 지어지는 초고층으로 지어지는 만큼 부산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동구 망양로 619일원에 지하 6층~지상 21층, 공동주택 1815세대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난 9월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등 12개사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곳 입찰 역시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초량2구역 재개발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뒤 시공사인 호반건설에서 공사비 상승, 공사기간 연장, 금융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사업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새 시공사 찾기에 나섰다.
호반건설은 2016년 이 사업을 2913억 원에 수주했다. 연면적 23만5200㎡을 고려한 3.3㎡당 공사비는 408만7천 원 수준이다. 최근 급등한 공사비를 고려해 3.3㎡당 700만 원 수준을 적용한다면 총 공사비는 5천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은 부산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부산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 조합>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두 사업지 모두를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실제 현장설명회에도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석해 시공사 선정에 관한 기대감이 높았다.
예상과 달리 유찰이 된 이유로 서울 지역에서 대형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어 눈치싸움을 하는 것이란 말이 나온다. 유찰이 되면 새로 현장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일정이 한 달 정도 늦춰지는 만큼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촉진 2-1구역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과천주공10단지,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롯데건설과 과천주공10단지를 두고 맞대결을 펼칠 공산이 크다. DL이앤씨가 수주전에 빠지면서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롯데건설이 참전했다. 입찰공고 등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수주경쟁이 뜨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10월29일 시공사 선정 결과가 나오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에 전력으로 나서고 있다. 촉진2-1구역·초량2구역 현장설명회에 모두 참여한 현대건설도 포스코이앤씨와 대결에 전력투구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9월20일 입찰 마감한 송파 가락프라자 재건축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승부를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포스코이앤씨 수주)을 포기했다는 말도 나온다.
서울 곳곳에서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만큼 부산 지역에서는 사업성이 양호하고 대규모 사업지임에도 유찰이 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할 때는 다른 사업장에 기울일 여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유찰일 때 사업이 한 달 정도 밀리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 지역에서 결과가 나오는 사업장이 있는 만큼 다음 입찰에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