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3분기 ‘적자늪’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지만 생산량을 회복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부가 제품 비중이 낮아 4분기에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더딘 수익성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미국 마이크론이 2023년 4분기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마이크론의 3분기(자체회계연도 2023년 4분기, 6월~8월) 실적은 낮아진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다만 낙관적 전망 속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더딘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3분기 매출 40억100만 달러, 영업손실 12억800만 달러, 순손실 11억7700만 달러를 냈다고 3일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1.07달러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 -1.18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D램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각각 15%, 40% 이상 증가했다.
모바일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며 일부 회복세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각각 9%, 15% 하락했다.
3분기 말 재고는 170일(정상범위 100일 내외)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2일 늘어났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증가폭은 미미하다. 고객사 재고도 정상 수준까지 낮아졌다.
수요 회복 속도를 예단할 수는 없겠으나 공급 축소 기조가 지속되며 낮은 가격이 선구매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론은 4분기(자체 회계연도 2024년 1분기, 9~11월) 가이던스를 매출 44억 달러, 매출총이익률 –4%, EPS –1.07%로 제시했다. 매출은 컨센서스(42억 달러)를 웃돌지만 매출총이익률과 EPS는 기대치(각각 0.2%, -0.97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2024년 HBM3E 매출 목표를 7억 달러 규모(매출의 4.5% 수준)로 제시했다.
하지만 HBM 주도권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공급 업체 수 증가는 가격 프리미엄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쟁사 대비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재고 정상화, 일반 서버 출하 반등, 모바일 수요 회복 등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으나 이에 따라 공급 축소 의지가 약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경쟁사들의 공급 관련 코멘트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