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가 색깔을 구분하고 요가 자세를 취하는 등의 새로운 동작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은 테슬라가 소셜미디어 X 공식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갈무리한 장면으로 옵티머스가 한 다리로 서 있는 모습이다. <테슬라>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의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가 손으로 블럭을 집어서 옮기는 등 기존보다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소개 영상 마지막 부분에는 옵티머스가 한 발로 서서 요가 자세를 취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등장했다.
최근 발매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전기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우스꽝스러운 동작이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각) 전기 모빌리티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옵티머스의 새 모습을 공개했다.
옵티머스는 우선 녹색과 파란색 블록을 색깔에 따라 구분하며 테슬라가 시각 정보 처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후 옵티머스는 두 손을 합장한 채 한 발로만 중심을 잡는 ‘요가’ 동작을 선보였다.
다리 하나로도 중심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로봇 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해석과 동시에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렉트렉은 “로봇이 한 발로 중심을 잡으면서 안정감을 준다”면서도 “옵티머스의 새 동작을 소개하는 이번 영상은 CGI(컴퓨터 생성 이미지)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2021년 8월19일 옵티머스의 개발을 발표하는 ‘인공지능의 날’에서도 로봇의 모습을 본딴 옷을 입은 배우를 등장시키곤 그에게 춤을 추도록 했다.
로봇이 춤과 요가 등 사람에게 친근하면서도 재미있는 활동을 한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CNN 회장 출신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최근 펴낸 '일론 머스크 전기'에 따르면 테슬라가 로봇에 친근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드려는 시도는 머스크 CEO의 생각에 기반한다.
이 책은 머스크가 “로봇의 외양은 사람을 해치려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풍겨야 한다”며 “테슬라의 로봇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로봇이 춤을 췄으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전달한다.
▲ 최근 발매된 일론 머스크 전기에는 사람들에게 옵티머스 로봇을 어떻게 인식시키려는지에 관한 그의 생각이 소개돼 있다. 사진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반스&노블스 서점에 진열된 일론 머스크 전기. <연합뉴스> |
‘로봇은 사람에게 해를 끼쳐선 안 된다’는 ‘아시모프의 법칙’을 지키면서도 재미있어 보여야 투자자와 소비자들에 어필할 수 있는 이유로 해석된다.
머스크 CEO가 옵티머스의 마케팅 방식까지 직접 챙기는 이유는 그가 인간형 로봇이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사람이 맡아 하는 단순 노동을 인간형 로봇에게 대체시키는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량 시장보다 규모가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바라본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35년에 1조1204억 달러(약 1496조 6640억 원)로 성장한다.
2020년 71억 달러의 규모와 비교해 157배 이상 커지는 시장인데 머스크 CEO는 인간형 로봇 시장이 이보다 더 큰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에 “옵티머스는 자율주행차보다 훨씬 더 큰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로봇은 일론 머스크 CEO가 관여하는 다른 사업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테슬라가 수백만 대의 차량을 통해 확보한 시각 데이터와 소셜미디어 X에 사용자들이 업로드하는 텍스트에 기반해서 개발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로봇이 움직이고 말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다.
일렉트렉은 일론 머스크 CEO가 “옵티머스는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기업 가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로봇 수요가 최대 200억 대에 달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함께 보도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옵티머스를 시장에 언제 출시할지 명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며 기업 내부에서 우선 시험 운행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