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3-09-20 1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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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민들이 겪고 있는 모든 고난과 위기의 뿌리에 한국 정치의 혼란과 무능이 있다고 바라봤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꾸로 가는 정치가 자유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오고 우리 사회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월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원내대표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계열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발표한 세계 167개국 민주주의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2021년 16위에서 24위로 떨어졌다는 얘기로 연설을 시작했다.
윤 원내대표는 “순위만 보고 윤석열 정부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의 순위를 끌어내린 요인은 6.25점을 받아 간신히 낙제를 면한 ‘정치문화’였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를 6.25점으로 평가하며 한국 정치의 문제점으로 △수년 동안 고착된 대립적인 정당 정치 △이분법적 정치 해석에서 기인한 타협 공간의 위축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 상대를 공격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는 정치 등을 꼽았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를 믿는 국민은 겨우 15%, 불신하는 국민은 무려 81%에 이르러 모든 국가기관 가운데 국회가 국민 신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후진적 정치 문화와 극단적 대립 구조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러한 민주주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김만배 가짜 인터뷰 대선 공작 게이트’ 사건을 들었다.
그는 “만약 가짜 뉴스 정치 공작으로 실제로 대선 결과가 뒤집어졌다면 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붕괴“라며 ”선거를 방해하고 조작하는 이런 범죄야말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국민주권을 찬탈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가짜 뉴스 대응을 위한 초당적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가짜 뉴스를 막는 일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며 “민주당도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협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에 관련해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계를 통해 정책의 오류가 발견되면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그런데 지난 정부는 정책을 고치는 대신 통계를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이용해 가짜 통계와 가짜 뉴스를 생산한 것”이라며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 관련자들을 엄단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정치권력이 국가통계에 손댈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회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그는 “극렬 지지층에 기댄 팬덤정치와 이로 인한 극단적 대결 구도가 민주주의 붕괴의 기저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머지않아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여야 가리지 않고 공멸의 길을 걷게 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서게 될 것”이라며 “의회민주주의 복원이라는 거시적 시각에서 팬덤정치의 폐해를 살피고 여야가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아나갑시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그동안의 노력도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통령이 직접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 돼 펼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기업경쟁력 육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 지원 방안 마련 △ 김영란법 개정, 생계비 부담 경감 등 민생경제 회복 노력 △대북억제, 경제안보, 인태지역 협력을 위한 한미일 공조 강화 등이다.
윤 원내대표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국민을 통합하고 민생을 위해 일하는 것이 정치 본연의 역할이라며 지금의 국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민생,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오염수 방류 문제 등과 관련해 왜곡과 선동을 멈추고 서로 협력해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를 하자고 요청했다.
그는 “선을 지키는 정책 대결이 필요하다”면서 “여당과 야당이 서로 다른 정책을 갖고 경쟁하면서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공동의 목표만큼은 잊지 않기를 그리고 대화와 타협의 노력을 멈추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