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자의 등장으로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됐다.
양 후보자는 초대 KB손보 사장으로 기틀을 다졌는데 김 사장이 KB손보를 KB금융 계열사 가운데 독보적 실적을 내는 회사로 만들고 있어 후임자의 성과를 눈여겨 볼 것으로 보인다.
▲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첫 번째 연임 임기만료를 앞두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자의 등장으로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됐다. < KB손해보험>
다만 양 후보자가 김 사장 바로 직전에 KB손보를 맡아 회사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은 김 사장에게 부담스러운 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KB손보에 따르면 김 사장은 올해 12월31일로 두 번째 임기의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2021년 KB손보 사장에 취임한 이후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첫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은 계열사 사장 임기와 관련해 연임 때마다 1년씩 연장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임기를 이제 3개월여 남긴 김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KB금융의 연말 인사가 새 회장 취임과 맞물려 있어 그 누구도 연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김 사장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현재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3년여 동안 KB손보를 맡아오면서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시키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KB손보는 2021년 김 사장의 취임 첫해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2022년 KB증권을 넘어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KB증권보다 두 배를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게다가 김 사장은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고 요양사업도 시작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확보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B금융지주의 새 수장에 오르게 된 양 후보자의 등장은 김 사장의 입지를 한층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자는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을 주도한 뒤 초대 KB손보 사장에 올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양 후보자는 부회장 시절 보험부문을 총괄하며 후임자인 김 사장과 손발을 맞춘 경험도 있기 때문에 김 사장의 성과를 높게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후보자와 김 사장이 여러모로 닮은 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김 사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끈다.
양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김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로 두 사람 모두 같은 대학 동문이며 KB국민은행을 거친 KB금융지주의 대표적 재무전문가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양 후보자가 5년 간 KB손보 사장을 거쳐 부회장에 오르고 최종적으로 회장에까지 취임하게 됐다는 점에서 김 사장도 KB손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KB금융지주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자(사진)의 보험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 KB금융>
다만 양 후보자가 보험 이해도가 높다는 것은 김 사장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양 후보자가 누구보다 KB손보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후임자의 성과뿐 아니라 부족한 부분도 누구보다 정확히 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 후보자는 11일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 대표 인사와 관련해 “계열사 사장 선임은 이사회와 협의하게 돼 있는 만큼 이상적 시기에 시행할 예정이다”며 “다만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의 헌신적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등 리더십 측면에서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우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KB금융지주에서 재무와 리스크관리, 홍보, 인사, 글로벌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업무능력을 인정받았고 KB금융지주 재무총괄 전무(CFO)와 재무총괄 부사장(CFO) 등을 역임한 뒤 2021년부터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