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면서 현금흐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2일 “삼성중공업 유동성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업황 개선과 신규수주 회복이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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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이 연구원은 다만 “유상증자 이후에도 부채비율이 200%나 되고 해양플랜트에서 추가손실이 발생하면 문제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신규발행 주식수는 모두 1억5912만4614주다. 삼성중공업은 주당 예정 발행가를 6920원으로 정했는데 확정 발행가는 1, 2차 발행가액 산정 등의 절차를 거친 뒤 11월2일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11월28일이다.
유상증자 확정으로 삼성중공업은 1조1천억 원이라는 자금을 확보해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적자 891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의 본업인 영업활동으로 실제 벌어들인 현금을 읽을 수 있는 수치로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준다.
이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현금성 자산이 2조 원으로 늘어나게 돼 자금운영에 여유가 생긴다”며 “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려 할 때 채권단의 태도도 한층 유연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의 2017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선박 인도량(드릴쉽 제외)이 올해 31척에서 2017년에 42척으로 늘고 금액기준으로 47억5천만 달러에서 59억3천만 달러로 25% 늘어나면서 인도대금도 그만큼 늘기 때문이다.
2017년에 모두 4기의 드릴쉽 인도가 예정돼 있는데 이 가운데 일부라도 인도에 성공하면 현금흐름에 기여할 수 있다.
올해 수주부진으로 2017년 공사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현금흐름에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헤비테일 방식에서 공사량이 늘면 자금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의 선박계약이 선박 인도시점에 잔금 대부분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도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최소한의 버틸 수 있는 여력은 확보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올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유상증자 결정과 함께 점차 안정화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1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자본총계 6조 원 이상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2년가량을 버틸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