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전자소자업계에서 처음으로 2개의 파워인덕터를 하나의 칩으로 합쳐 구현한 제품을 양산한다.
삼성전기는 2개의 파워인덕터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커플드 파워인덕터’를 양산하고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 삼성전기가 개발에 성공한 뒤 양산에 들어가는 커플드 파워인덕터 모습. <삼성전기>
‘제2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라고 불리는 파워인덕터는 전원회로에 적용돼 배터리로부터 전달되는 전력(파워)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바꾸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가 개발해 양산하는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2016크기(가로 2.0mm, 세로 1.6mm)와 2218크기(가로 2.2mm, 세로 1.8mm)의 낮은 저항값(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특성) 제품 2종이다.
이번 제품은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주변에 탑재돼 전류를 안정적으로 CPU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CPU가 고성능화 될수록 사용하는 전류량이 많아 전력손실이 적은 파워인덕터 수요가 늘어난다.
파워인덕터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약 36억5천만 달러(4조8500억 원)로 연 평균 약 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워인덕터 시장은 전자기기의 고성능·다기능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자율주행 및 전기자동차 같은 자동차 산업의 확장으로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워인덕터는 내부에 감겨져 있는 코일의 저항값에 의해 전력소모가 발생하는데 저항값이 높을수록 소모되는 전력도 많다.
기존에는 두 개의 파워인덕터를 병렬로 연결해 저항값을 낮췄지만 부품 수가 증가하고 회로설계 자유도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삼성전기는 두 개의 코일을 결합한 커플드 구조를 적용해 하나의 칩으로 구현했다.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코일 간 절연 및 자기장 간섭 등 문제로 파워인덕터 제품 가운데 기술 구현이 가장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MLCC로 축적한 재료기술을 바탕으로 특성이 우수하고 손실이 적은 자성체를 독자 개발했다. 반도체 기판 제조에 사용하는 감광공법(빛을 이용해 회로를 새기는 제조법)을 적용해 두 코일의 간격을 정밀하게 형성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의 고사양과 고성능화 요구가 지속되면서 파워인덕터가 반도체 성능 차별화의 핵심 부품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세계 최고의 소재와 공법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파워인덕터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