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7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건설산업의 혁신 잠재력, MZ세대 확보하기'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MZ세대들이 건설산업을 기피하고 있고 입사하더라도 이직준비를 하며 건설업 이탈 현상이 심각하다. 청년층의 역량이 건설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데 중요한 만큼 적극적 인력 육성계획이 필요하다."
7일 서울 역삼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건설산업의 혁신 잠재력, MZ세대 확보하기’ 토크쇼가 열렸다. 건설산업 성장과 혁신을 위한 MZ세대의 역할론을 두고 활발한 의견이 오갔다.
MZ세대는 1982년부터 2003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조직 안에서 성장과 함께 개인 시간확보(워라밸), 공정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신기술 적응이 빠르고 디지털 활용에 능숙해 M세대는 디지털 유목민으로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린다. 성장과 공정의 가치를 추구하는 특징이 있어 건설산업에 더욱 필요한 인재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산업은 국가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생산성 저하, 고령화, 청년인력 부족에 직면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구조혁신 및 기술혁신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감각이 있고 디지털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갖추고 있으며 성장·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가 건설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8월3일부터 18일까지 건설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MZ세대를 대상으로 건설산업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 필요한 점을 조사했다. 응답자들은 MZ세대가 희망하는 것과 희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MZ세대들에게 직장선택 때 중요한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 연봉, 2위 워라벨, 3위 조직문화, 4위 성장이라는 조사결과를 제시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MZ세대들의 직장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Z세대의 71%는 5년 미만 근무를 예상하며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38%는 이직에 대한 생각을 항상한다, 자주한다고 대답했다. 이직을 할수록 자신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건설산업 일자리 처우에 관한 의견은 부정적이었다. 이는 주6일제, 타지생활, 이른 출근시간, 잦은 야근, 열악한 근무환경, 낮은 사회적 이미지 등 복지 및 워라벨이 중시되는 상황에서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 김현수 단국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MZ세대, 건설산업을 논하다 토론이 진행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는 좌장으로 김현수 단국대학교 교수와 6명의 대학생 및 건설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MZ세대가 패널로 참여했다. 김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패널들은 개인별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김 교수는 “M세대도 이미 기성세대가 된 점을 고려하면 Z세대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며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면 움직이는 Z세대를 향한 사회적 시선을 바로잡고 건설산업에 Z세대 유입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MZ세대 참여자 가운데 한 대학생은 “군 전역 이후 인테리어 회사에서 4개월 동안 일하면서 업무능력이 향상됐고 이를 인정해주는 조직문화에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MZ세대를 보는 비판적 시각을 거두고 같은 조직원으로서 인정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생 참여자도 “건설산업은 전문적 기술이 필요해 선배들이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기업 차원에서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의 시스템을 갖추는 등 의사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에 동조했다.
다만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MZ세대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참여자는 “회사가 운영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업무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실질적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추가적으로 개인의 노력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설계 엔지니어링 분야에 근무하고 있는 패널도 “학부 때 배운 내용과 각종 자격증을 통해 업무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실무를 진행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며 “회사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워야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인 가치인 공정에 관해서도 다소 이견이 나타났다.
김 교수는 “Z세대가 가장 중요하시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는 ‘공정’이다”며 ”업무가 쏠리며 발생하는 불만 등이 높은 만큼 업무분장에 관한 공정 문제도 들여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참여자는 “건설산업 가장 큰 특징은 현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표준화가 어려운 점이 있고 교육체계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에 중간 직급체계에 위치한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에 대학생 참여자는 "업무가 특정 개인에게 쏠리는 업무과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팀 단위로 업무를 쪼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현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참여자는 "업무과중에는 주관적 생각이 반영된 것 같고 업무 난이도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공정이라는 단어보다는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는가에 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를 잡기 위해 앞으로 자기가 어떤 역량을 키워야하는지 노력이 필요하다"며 "회사 차원의 지원뿐 아니라 본인이 기회를 찾고 업무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토론을 마치며 “안전관리 문제 등으로 현장에서 학생들을 인턴으로 받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어 안타깝다”며 “건설사에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실무 기회를 많이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