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삼성전자와 TV용 패널 협력을 바탕으로 내년에 올레드 대세화에 시동을 다시 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TV용 올레드 패널 동맹을 기반으로 내년에 실적 반등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이런 분위기를 몰아 대형 올레드 대세화에 다시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 대형 올레드 패널의 주문량을 올해보다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추정돼 LG디스플레이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4년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 주문량을 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2023년보다 10배 가량 늘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2024년 가동률은 기존 추정보다 30%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내년 대형 올레드 가동률은 삼성전자의 올레드 주문 증가로 올해 64%에서 2024년 94%까지 상승하면서 손익분기점을 이루는 80%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정호영 사장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패널 저가공세 등 시장환경에 영향을 받아 올레드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동맹에 더해 LCD패널 가격 상승 등 시장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올레드 대세화 전략에 다시금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TV용 LCD패널 가격은 올해 2분기 큰폭으로 상승한데 이어 3분기에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LCD 패널 가격이 사상 최저점을 찍은 뒤 패널 제조사들이 일제히 감산에 나선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CD 패널가격은 2022년 9월 바닥을 찍은 뒤 올해 7월까지 60% 가까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LCD 가격 상승은
정호영 사장이 힘을 주고 있는 올레드 패널 가격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레드는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지만 생산단가가 높아 LCD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야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호영 사장은 삼성전자와 동맹 강화라는 긍정적 요소에 더해 LCD 가격 상승세라는 시장여건이 충족된 만큼 대형 올레드 대세화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 모습. < LG디스플레이 > |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올레드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시장점유율 84%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13%, 중국 에버디스플레이가 2%, 중국 BOE가 0.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으로서는 올레드의 대중화가 이뤄지게 되면 압도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빠른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2분기 들어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재고건전성 회복이 나타나면서 패널구매가 증가해 최악의 시장상황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레드 가치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형과 중소형 모두에서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 사장은 우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 이에 그치지 않고 게이밍과 투명 올레드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면서 사업구조 혁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수요가 55인치와 65인치 중심에서 내년에는 77인치, 88인치, 98인치 등 초대형으로 확대되면서 2025년부터는 공급부족이 나타날 공산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 경영에서 수주형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구상을 지속해서 내놓았는데 대형 올레드 패널 고객사가 다변화되면서 앞으로 수주형 사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수주형 사업은 거래처의 요구사항에 맞춰 맞춤형 디스플레이를 제작해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불특정 제품을 대량 납품하는 수급형 사업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정호영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올레드 사업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잠재고객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며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