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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가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상무보는 지난해 말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19일 코오롱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상무보는 코오롱인더스트리뿐 아니라 그룹차원의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오른 셈이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초 설립한 이노베이스를 통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노베이스는 코오롱그룹이 청년 창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 회사인데 지난해 말 ‘코오롱이노베이스’라는 사내 태스크포스팀(TFT) 형태로 처음 조직됐다.
이 상무보는 이노베이스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태스크포스팀 구성 초기부터 사업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노베이스는 코오롱이 100% 지분을 출자해 1월에 자본금 10억 원의 별도법인으로 설립돼 3월 코오롱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노베이스는 코오롱의 지원을 등에 업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노베이스는 7월 중순에 ‘퀵퀵주식회사’에 1억 원을 투자해 지분 3.45%를 확보했다. 퀵퀵주식회사는 퀵서비스 업체와 소비자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로 2월에 설립됐다.
6월에 미국 국적의 벤처기업인 ‘플런티’에 2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플런티는 네이버와 다음 출신의 개발자들이 설립한 자동응답 서비스 개발회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이 상무보는 김강학 플런티 대표와 직접 면담하는 등 사업추진에 의욕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상무보는 코오롱글로벌이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관리사업과 해외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리빙과 인테리어 제안사업 등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보는 그동안 코오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아왔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구미공장에 배치돼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4년 4월 코오롱그룹의 또다른 주력회사인 코오롱글로벌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장으로 승진했고 2015년 초 다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본부로 복귀했다.
이 상무보는 지난해 말 32살의 나이에 상무보로 승진했는데 그동안 경영수업을 받아왔던 경험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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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
이런 행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초기에 한화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김 상무는 2014년 한화 경영기획실 디지털팀 팀장으로 입사한 뒤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을 거쳐 2016년 4월부터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상무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핀테크 사업팀을 직접 이끌며 한화그룹의 신사업 추진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상무보가 이노베이스를 중심으로 코오롱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코오롱그룹에서 위상은 더욱 견고해진다.
이 상무보는 아직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인 코오롱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아버지인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고등학생 때부터 코오롱 지분을 보유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뭇 다르다.
이웅열 회장은 코오롱의 지분을 47.38% 보유하고 있는데 코오롱그룹에서 이 상무보의 경영능력이 확인되는 과정에 발맞춰 지분을 승계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