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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이만킷 헝셩그룹 회장. |
중국 완구 및 아동 콘텐츠업체인 헝셩그룹이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굴욕을 경험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한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되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헝셩그룹, 굴욕적인 신고식
헝셩그룹 주가는 상장 첫날인 18일 시초가 3240원에 시작해 550원(16.98%) 내린 2690원으로 장을 마쳤다. 공모가 3600원보다 25.3% 낮다.
헝셩그룹은 1992년 설립된 완구 및 아동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중국 푸젠(福建)성에 위치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봉제인형을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였는데 최근에는 자가브랜드(OBM) 비중도 높이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등 3회 연속 올림픽 마스코트 제작 기업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2년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Jazzit(재짓) 시리즈’를 관영방송 CCTV를 통해 방송하면서 아동상품과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재짓시리즈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재짓캐릭터를 활용한 아동복과 신발, 가방, 식기류 등 유아용품도 내놓고 있다.
헝셩그룹은 16조 원에 달하는 중국 완구시장에서 시장점유율 0.45%, 전체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13억 원, 영업이익 392억 원을 냈다. 제품별로 매출을 살펴보면 아동완구가 1336억 원, 아동의류는 472억 원, 식기류는 198억 원 등이다.
헝셩그룹은 중국 아동상품시장 성장의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중국의 14세 미만 아동은 2013년 기준 2억2300만 명으로 전 세계 아동 가운데 12%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완구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시장의 8%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의 완구시장은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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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는 18일 서울사옥에서 후이만킷 헝셩그룹 회장(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
◆ 헝셩그룹, 중국기업 신뢰도 높일까
헝셩그룹은 중국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18개의 중국기업이 한국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7개(39%)기업이 사라졌다.
특히 2011년 중국 섬유업체 중국고섬의 분식회계와 최근 중국원양어선의 허위공시 사건은 국내증시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최근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악화되고 있는 한중관계도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헝셩그룹도 중국기업이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아직 충분한 믿음을 받지 못하고 있다.
헝셩그룹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강도높은 처방을 내놓고 있다.
최대주주인 후이만킷 헝셩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에 대해 보호예수기간을 2년으로 설정했다. 이는 의무인 6개월보다 4배나 길다.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다른 4인의 주요 주주도 자율적으로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기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주관한 신한금융투자 임직원 1명을 기타비상무회사로 4년동안 선임하기로 했다. 상장 이후 3년동안 반기검토보고서 제출 시 회계법인을 따로 선임해 자산부채 실사보고서를 추가로 제출하기로 했다.
한국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헝셩그룹은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드림써치C&C와 EBS가 공동 제작하고 있는 3D 애니메이션 영화 ‘점박이2’에 12억5천만 원을 투자했다.
후이만킷 회장은 “1년에 한두 차례 배당을 해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혜택을 돌려줄 것”이라며 “여의도에 한국 사무소도 열어 주요 경영사항을 즉각 공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