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이 치열하게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 당권주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일부 후보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꺼내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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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종걸 후보는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 “대한민국 헌법은 명백히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며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국헌의 정신과 가치를 문란케 한 것이자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번 발언은 대통령으로서 지위에 전혀 맞지 않는 말이기 때문에 국민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책임을 물을 방법들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곤 후보도 “올해 8월 15일은 제 71주년 광복절이지 건국절이 아니다”며 “박 대통령의 ‘건국 68주년’ 언급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발언인 만큼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막고 있다면 탄핵 주장도 나올 수밖에 없다”며 “반복되는 건국절 주장이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 등 현 정부의 그릇된 역사인식과 겹쳐져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후보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의 항일 독립운동을 결과적으로 부정한 것이 됐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한다면 애국선열들이 지하에서 통탄해하실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민주 당권주자들이 탄핵까지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오히려 외연확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훈 의원은 탄핵 발언과 관련해 “탄핵은 대통령이 형사적 문제를 범했다든지 결정적 문제가 있을 때 가능하다”며 “아직 탄핵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데 조금 나간 발언이 아닌가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더민주 관계자는 “균형감각이 필요한데 당권주자들이라는 사람들이 막 던지고 있다”며 “당권레이스가 자신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드러내야 하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국민정서와 부합하지 않는 지나친 발언은 결과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당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민주 당권레이스는 현재 반환점을 돌았는데 추미애 후보가 앞서나가는 가운데 이종걸, 김상곤 후보가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우위를 점한 후보가 없는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