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이 고객 수 900만 명 돌파에도 질적 성장을 향한 금융권 안팎의 우려섞인 시선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는 자동차금융과 모임통장 상품의 흥행을 끌어내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이 신상품으로 경쟁력을 입증할지 묵된다. |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누적 고객 수 900만 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2174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토스뱅크가 700만 명으로 쫓아오는 가운데 1천만 명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한 점은 고무적으로 여겨진다.
인터넷은행은 지점 등 현물 자산이 없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모인 고객 수가 그 성장성을 입증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이번 고객 수 확보를 두고 “6차례 금리 인하 및 우대금리 조건을 폐지한 아파트담보대출 등 높은 금리를 제공해 온 수신 상품 덕분에 고객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주요 수신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과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등의 금리를 5차례 올렸다.
2021년 11월에는 금리보장서비스를 출시하며 고객들에게 금리 혜택을 보장하기도 했다.
대출에서도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6차례 인하하며 올해 신규 취급액 1조6천억 원을 기록했고 중도상환수수료 폐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약 180억 원에 달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서 행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객의 실질 혜택 제공을 위한 노력이 고객 수 900만 명 돌파를 이뤘다”며 “하반기에도 차별화한 여수신 신상품 출시와 제휴를 강화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예금 금리를 높이고 대출 금리는 낮추며 고객 수를 확보하는 것은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를 고려할 때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허가하며 핀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고객 서비스와 혜택, 중저신용대출 확대 등을 주문했다. 기존 은행이 다루지 않는 금융소외계층을 돌보며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 케이뱅크가 하반기에 출시할 자동차금융과 모임통장 등 금융상품 흥행이 향후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의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성장성에 의구심을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케이뱅크 기업공개(IPO)를 위한 성장성 입증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3월 추진하던 기업공개에서 물러섰다. 기업공개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며 원하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물론 케이뱅크는 향후 기업공개를 재추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케이뱅크가 낮은 대출 금리와 높은 예금 금리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상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가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에 맞게 고객에게 혜택을 준 부분이 그저 양적 팽창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만 고려할 땐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케이뱅크는 성장성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올해 출시를 준비하는 금융상품의 흥행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금융과 모임통장 등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서 행장은 두 상품의 마무리 작업을 거치며 올해 하반기 출시로 일정을 미뤘다.
인터넷은행업계 최초로 진출하는 자동차금융 상품이고 모임통장은 반대로 인터넷은행업계 마지막 진출하는 상품이라 다른 인터넷은행과 경쟁할 특징을 넣어야 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케이뱅크가 900만 명을 넘은 고객 수를 바탕으로 하반기 자동차금융과 모임통장 상품의 흥행을 끌어낸다면 다른 인터넷은행과 경쟁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