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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합병' 조원태 굳은 의지에도 제3자 매각설 불거지는 이유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08-08 16: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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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해 제3자 매각설이 떠오르자 KDB산업은행이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대표이사가 합병 성사에 굳건한 의지를 보이고 산업은행 역시 제3자 매각설을 포함한 플랜B 관련 선을 긋고 있지만 해외 경쟁당국이 기업결합 승인을 쉽사리 내주지 않으면서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원태</a> 굳은 의지에도 제3자 매각설 불거지는 이유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통합 이후 독과점 발생 가능성에 따라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장기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제3자 매각설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항공업계는 제3자에 매각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약간 높아지자 산업은행이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결합 불허를 전제로 한 물밑작업은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봤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까지 지원해주며 파트너가 돼줬던 산업은행의 최근 움직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3자 매각설을 뒷받침하는 가장 주된 근거는 양사의 통합에 따른 독과점 발생에 따른 여론악화이다. 

통합 항공사가 한국에서 미국·유럽연합을 오가는 장거리 노선 일부를 독점하거나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가짐으로써 요금이 상승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2월 발표한 기업결합 심사결과 보고서는 “양사가 결합 후 다수의 노선에서 운임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유럽은 모든 중복노선에서 가격 인상률이 높을 것이며 일본 노선의 가격인상률은 낮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일단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통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운임 인상 제한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서비스 질 유지 △마일리지 통합 등의 행태적 조치를 부과했다.

항공사 간 통합에서 퇴짜를 놨던 해외 경쟁당국의 과거 이력 역시 ‘선수교체’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산업은행으로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서둘러 새로운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데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2020년 5월 캐나다 1위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와 3위 항공사인 에어트랜샛의 기업결합을 놓고 심사에 들어갔다. 심층조사 과정에서 에어캐나다가 합병 포기를 선언한 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합병 이후 독과점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안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유럽연합은 2011년에도 그리스 항공운송 시장에 대한 준독점을 야기할 수 있다며 에게항공의 올림픽항공 인수합병을 불허했다. 

다만 이후 올림픽항공 인수합병건의 최종결과를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이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에게항공은 합병 불발 시 올림픽항공이 무너지며 그리스 항공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논리를 들어 경쟁당국을 다시 설득했고 2013년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냈다. 아시아나항공이 부채만 12조8천억 원에 이르는 등 합병 불발시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유럽연합을 설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수합병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미래 성장전략과 그에 필요한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는 만큼 현금 창출력도 갉아먹히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자산을 매각하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원태</a> 굳은 의지에도 제3자 매각설 불거지는 이유
▲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최근 대한항공에게 서소문사옥을 매각했다. 회사채 만기 도래에 따른 상환을 위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불발 이후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처분 가능성에 대비한 현금 확보로도 본다.

한진칼은 계열사 대한항공에 서소문빌딩을 2642억 원에 4일 매각했다. 한진칼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모두 1040억 원으로 이를 위한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여겨졌다.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불발 시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8%를 처분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본다.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성사시킨다면 한진그룹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은 과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 측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6월5일(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성사될 것이며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며 합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5개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자문료만 1천억 원을 지출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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